중대재해 211건 중 163건 수사, 31건 기소
중대재해처벌법 (PG) |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이 산업 현장에서 최고경영자(CEO) 처벌을 위한 법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수사기관의 판단을 분석한 '중대산업재해 단계별 대응방안' 보고서를 12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발생한 중대산업재해 211건 중 현재 163건이 수사 중이며, 31건이 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수사 사례를 분석한 결과 법 적용 대상이 CEO라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회사에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가 있더라도 수사기관은 대표이사를 의무 이행 주체로 보고 적극 수사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법은 중대재해 예방을 통한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 보호를 목적으로 규정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CEO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위한 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수사기관은 위험성 평가를 중심으로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위험성 평가에서 지적받은 사항이 있는데 이를 개선하지 않았다가 사고가 나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종사자가 위험성을 고지한 경우 이를 검토해 개선하고 대표이사에게 보고했는지도 법 위반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대한상의는 중대재해 예방과 법 준수에 ▲ 안전보건 전담 조직· 예산배정 ▲ 전담 조직 구성원 권한 부여·업무 평가 ▲ 위험성 평가 ▲ 종사자 의견 청취·조치 이행 ▲ 협력업체 평가 기준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법 시행 이후에도 재해 사망이 줄지 않아 재해 예방 취지에 맞게 책임 주체로 CSO 인정, 안전보건 확보 의무 명확화 등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재해 예방 목적에 맞게 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현장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법 준수 능력이 취약한 50인 미만 사업장이 내년부터 법 적용을 받는 만큼 올해 입법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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