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고은(90) 시인이 최근 문단에 복귀한 가운데, 그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던 최영미 시인이 "위선을 실천하는 문학"이라고 비판했다. |
최 시인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선을 실천하는 문학"이라고 짤막한 글을 남겼다. 고은 시인의 문단 복귀를 도운 '실천문학사'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은 시인은 최근 실천문학사를 통해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출간했다. 그는 2017년 시집 '어느 날'을 낸 것을 끝으로 성추행 폭로 등으로 글쓰기를 중단했으나, 등단 65주년을 맞아 신작을 낸 것이다.
'무의 노래'에 대해 실천문학사는 "단 65주년을 맞아 시의 깊이는 더해지고 시의 감수성은 처음 그대로인 목소리로 강렬하고도 은근하게 속삭인다"고 소개했고, 추천사는 문학평론가인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가 썼다.
'고은과의 대화'는 캐나다 시인 라민 자한베글루와 고은이 나눈 대화를 엮은 대담집으로 2020년 인도에서 출간한 원본을 번역 출간했다. 실천출판사는 책 소개에서 "경전을 읽듯 머리맡에 두고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일반 독자에게도 양서가 되겠지만 문인들에게 더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했다.
[최영미 시인 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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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은 2017년 최 시인의 시 '괴물'을 통해 점화됐다. 해당 시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En선생의 시는 '똥물'이라며 "자기들이 먹는 물이 똥물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대중들"이라고 썼다.
고은 시인은 2018년 영국 가디언을 통해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부인했고, 이후 최 시인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19년 항소심에서 패소했으며, 대법원 상고를 하지 않아 최 시인 승소가 확정됐다.
최 시인은 지난 10일에도 "허망하다. 지금 내 심정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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