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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수입 농축산물의 3분의 2는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며 국제 곡물가격 등 식량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올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완화되면서 농축산물 가격도 대체로 안정적일 것이라는 게 정부 전망이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라 곡물 가격 급등세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세청이 6일 내놓은 설맞이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현황을 보면 설 연휴 3주 전인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농축수산물 79개 품목 중 45개 품목(57%)의 평균 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작년 설 연휴 3주 전 기간인 지난해 1월 첫째 주 농축수산물 평균 가격과 비교한 결과로 운임보험료 포함 가격(CIF)에 관세 등을 더한 금액이다.
농산물 가운데는 42개 품목 중 20개 품목이 지난해 같은해 대비 상승했다. 연중 강세를 보였던 밀가루(28.1%), 식용유(25.6%)가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고, 팥(46.7%), 옥수수(28.6%)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축산물에서는 11개 품목 중 7개 품목이, 수산물에서는 26개 품목 중 18개 품목이 각각 상승했다. 바지락(65.6%), 명태(29.2%), 닭다리(27.8%), 연어(21.4%), 소시지(17.0%), 양고기(12.9%) 등이 크게 올랐다.
농축수산물 21개 품목은 수입 가격이 하락했다. 소갈비(냉장)가 1㎏당 1만3286원으로 25.4% 내렸다. 김치(-21.8%), 대게(-18.2%), 된장(-14.1%), 뼈 없는 소고기(-11.3%), 마늘(냉동)(-10.7%), 고등어(냉동)(-9.6%), 갈치(냉동)(-4.7%), 삼겹살(-3.6%) 등도 하락했다.
관세청은 설을 앞두고 주요 농축수산물 수입 가격을 주 단위로 공개해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을 포함해 세 차례에 걸쳐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 홈페이지에 주요 농축수산물 79 개 품목의 가격을 공개한다.
정부는 지난해보다 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농축수산물 동절기 가격상승 추세와 설 명절 등으로 1월 물가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관계기관과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반”을 구성해, 수급상황 매일 점검하는 등 집중 관리 체제를 가동 중이다. 배추·무·사과·배 등 농산물과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계란 등 축산물, 밤·대추 임산물까지 총 10대 성수품을 중심으로 정부 비축물량을 시중에 풀고, 계약재배 물량도 최대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설 연휴 특수를 지나면 농축산물 가격은 지난해 대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상승 압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낮아진데다, 기저효과로 가격 상승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3월 고점을 찍었던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1월까지 8개월 연속 하락해 식량 가격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곡물, 육류, 유제품 가격이 고루 하락했다. 러시아의 흑해 곡물 수출협정 복귀 등에 따라 밀 가격이 안정되고 옥수수도 미국에서 물류 여건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남아 있는 가장 큰 변수는 전쟁이다. 흑해 곡물 수출 재개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의 곡물·종자 수출 규모는 전쟁 전의 절반 수준밖에 회복하지 못했다. 전쟁이 올해도 장기화돼 공급 규모가 이대로 고착화되면 언제든 국제 곡물 가격발 먹거리 인플레이션이 재발될 수 있는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반적으로 보합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파종 단계인 남미의 기상 상황과 우크라이나 사태 추이, 중국의 수요 변화 등이 가격 변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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