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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V토크] 코트 복귀 앞둔 송명근 "좋은 사람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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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OK금융그룹 아웃사이드히터 송명근. 안산=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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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OK금융그룹 송명근(30·OK금융그룹)이 코트로 돌아온다.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구한 그는 이제 팬들의 마음을 얻고 싶어 한다.

송명근은 2021년 2월 고교 시절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리고 남은 시즌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송명근은 피해자인 후배를 찾아가 사과했다. 피해자는 "응원하겠다"는 뜻과 함께 용서했다. 이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송명근은 2021년 5월 OK금융그룹과 재계약한 뒤 군복무(상근예비역)를 시작했다.

지난 5일 송명근은 전역했다. 8일 안산에서 열리는 삼성화재와의 홈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준비는 이미 충분히 됐다. 송명근은 퇴근 이후 개인 운동을 했고, 휴가를 얻어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비공식 2군 경기인 '체이서 매치'(chaser match)에도 뛰었다.

송명근은 "군복무를 하는 동안 가족들과 지낼 수 있어 많은 힘이 됐다. 최근엔 휴가를 얻어 훈련했지만, 팬들 앞에서 경기(비공식 경기)를 하니 긴장된다. 팬들이 와서 이름도 외쳐주고 응원해줘 마음이 찡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 복무를 하는 동안에는 배구장에 오기 어려웠다. 휴가를 얻고 체이서 매치에 출전하고, 경기를 지켜봤다. '나도 저기서 살아남고자 열심히 뛰었는데'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송명근은 95㎏까지 늘어났던 체중을 88㎏까지 줄였다. 1일 대한항공과의 체이서매치에선 강한 스파이크 서브와 후위공격도 날렸다. 아직까지 전성기 기량을 찾지 못했지만, 팀에 충분히 보탬이 될만한 상태까지 올라왔다.

송명근은 2013~14시즌 창단 멤버로 V리그에 입단해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2년 연속 우승에도 기여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과거의 학교 폭력 사실이 밝혀지면서 코트를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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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송명근.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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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근이 가장 먼저 한 건 피해자를 만나는 것이었다. 송명근은 "나는 학창 시절에 큰 잘못을 범했다. 내 잘못을 모두 인정한다. 정말 잘못했다. 그 친구를 만나 사과했고, 고맙게도 '응원하겠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도 송명근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온 송명근은 등번호도 바꿨다. 예전에 쓰던 1번 대신 77번을 쓴다. 후배인 박승수가 1번을 쓰고 있어서다. 송명근은 "박승수에게도 1번은 의미 있는 번호일 것이다. 당연히 1번은 박승수의 것. 행운의 7이 두 개 있는 77번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송명근은 초심을 다졌다. 그는 "당연히 바로 경기에 뛸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후배들이 정말 잘하고 있고, 나는 세터와 호흡도 맞춰야 한다. 경기력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고 했다. 주장 차지환도 "명근이 형에게 어렸을 때부터 정말 많이 도움받았다. 늘 당당하게 플레이하는 형과 당당하게 경쟁하고 싶다"고 했다. 석진욱 감독이 기대하는 부분도 거기에 있다.

아직까지 송명근을 바라보는 모든 팬들의 눈이 따뜻한 건 아니다. 송명근 역시 이를 잘 안다. 그래서 좋은 배구선수를 넘어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를 했다. 송명근은 "밖에서 배구를 보면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떠올렸다.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 행복하게 배구할 수 있다는 것도 느꼈다"고 했다. 복귀전을 앞둔 송명근은 "걱정도 되지만,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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