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강화하며 중국 관광객 복귀 기대…'중국 입김 영향' 분석도
태국 입국하는 외국 관광객 |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주요국이 중국발 입국자 규제를 강화 중인 가운데 동남아시아 각국은 "차별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감염 증가 위험에 대비하면서도 관광산업 활성화와 중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5일 방콕포스트와 외신에 따르면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부총리 겸 보건부 장관은 중국발 입국자가 다른 국가에서 오는 방문객과 다른 대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국민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준비 중이지만, 별도의 규제를 가해 중국 관광객을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인, 코로나19 보험 가입 의무화 등을 다시 추진 중이다.
질병통제국(DDC)은 외국인 방문객 코로나19 모니터링센터를 열고, 국제선 항공기 폐수도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건부는 이날 관광체육부, 교통부와 협의해 최종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차별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외국인 입국 규제를 강화할 것이지만 어느 나라도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달 말 중국인을 포함한 모든 입국자에 대한 발열 검사를 하고, 감염이 의심되면 코로나19 검사를 하기로 했다. 중국발 항공기에 대해서는 폐수를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도 중국인 관광객 규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디아가 우노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중국 관광객을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태국 방문한 외국 관광객 |
중국 정부는 지난달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고 방역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지난 3년간 막았던 자국민의 해외여행도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자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호주, 인도 등 주요국이 중국발 입국자 규제를 강화했다.
반면에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인 관광객 재유입에 더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태국을 찾은 외국인 입국자는 2019년 연간 4천만 명 규모였으나 2021년 42만8천 명으로 급감했다.
태국은 2019년 1천100만 명으로 외국 관광객 중 가장 많았던 '중국인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여행 제한이 해제되자 태국관광청이 대규모 캠페인에 나서고 방콕, 푸껫, 파타야 등 주요 관광 도시들도 손님맞이 채비에 분주하다.
2019년 말레이시아 방문객 2천610만 명 중 중국인은 310만 명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인도네시아에도 중국인이 한 해 200만 명 이상 방문했지만, 지난해에는 10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동남아 국가들이 방역을 강화하면서도 중국만 콕 집어 규제를 가하지 않는 것은 특수한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동남아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며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군사적 교류도 강화해온 중국의 '입김'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동남아 지역 영향력 확대 경쟁을 벌여왔다. 태국 등은 상대적으로 중국에 기운 듯한 행보를 보이며 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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