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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스페인·EU 지브롤터 협상 난항…'하드 브렉시트'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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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노딜 원치 않지만, EU와 스페인, 어떤 시나리오든 대비"

연합뉴스

지브롤터로 들어가는 차량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이베리아 반도 남단에 있는 영국령 지브롤터를 둘러싸고 스페인과 유럽연합(EU)이 영국과 벌이는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단행 3년이 지나도록 '하드 브렉시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영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스페인과 EU가 지브롤터 문제에 대해 '하드 브렉시트'(전면적 탈퇴)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은 현지 매체인 유로파프레스에 "스페인은 '노딜'(대체 협정 없이 관계가 끊기는) 시나리오를 원하지 않는다"라며 "스페인과 EU는 어떤 시나리오에나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이 상황에 영원히 머물 수 없다는 사실은 명백하다"라며 "영국은 지브롤터와 관련해 스페인과 영국간 관계의 모든 측면을 다루는 이 협정을 원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과 EU가 얼마나 오래 협상을 지속할 수 있는지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2020년 12월 24일 영국과 EU는 브렉시트 협상 타결을 발표했지만, 지브롤터 문제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20년 12월 31일 브렉시트 전환 종료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영국과 스페인은 지브롤터를 EU 솅겐 지대로 남겨 스페인과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합의에 도달했다.

이 합의를 공식 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협상은 2021년 10월 시작됐다.

스페인과 EU는 지브롤터를 둘러싸고 오랫동안 이어진 영유권 분쟁까지 협상에서 해결하고자 했지만, 협상은 그보다는 매일 스페인과 지브롤터 사이를 오가는 노동자 1만5천명의 이동권 문제 등 경제적인 의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스페인에서 지브롤터로 출근하는 노동자들의 이동의 자유를 보호하려다 보니 다시 관할권 문제가 불거졌다. 지브롤터 공항에 도착하는 여행객들의 입국 심사를 누가 하는지다.

스페인은 솅겐조약 가입국으로서 스페인 경찰이 이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영국은 EU 국경·해안경비청(Frontex·프론텍스)이 맡아야 한다고 본다.

지브롤터는 오랫동안 영국과 스페인간 영유권 분쟁이 벌어진 곳이다. 스페인은 스페인 왕위계승 전쟁 후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에 따라 영국에 지브롤터에 양도했지만, 이후에도 계속 이를 돌려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인구 3만4천명의 찰스3세 영국 국왕이 국가원수이고 행정수반이 그를 대신한다. 자치 정부가 대부분 국정을 결정하지만, 외교·국방은 영국 정부의 손에 있다.

2016년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당시 지브롤타에서는 96% 주민이 EU 잔류에 투표했다.

지브롤타 당국은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수십 개 부처와 기관이 영국 외교부·국방부와 함께 협상 결렬을 가정한 모의 연습을 6시간에 걸쳐 진행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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