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서 2명 사망…모로코에선 13명 사망·8명 실종
레바논 인근 지중해에서 침몰중인 불법 이민선. |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2023년 새해를 앞두고 경제난에 허덕이는 중동·아프리카 국가에서 유럽행 불법 난민선 사고가 속출했다.
1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레바논 북부 셀라타 항구 인근에서 이주민 200여 명을 태운 선박이 침몰했다.
레바논군은 트위터를 통해 3척의 경비정이 현지 주재 유엔평화유지군(UNIFIL) 선박과 함께 사고 해상에서 약 20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박에 탑승했던 이민자 2명은 익사했다.
사고 선박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시리아 출신 난민들이며, 레바논 주민도 50여 명 포함됐다.
이들은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가기 위해 위험한 항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에서 2019년 시작된 경제 위기가 코로나19와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깊어지면서, 현지 주민들은 만성적인 식량·연료·생필품 부족을 겪어왔다.
세계은행(WB)은 레바논의 경제 위기를 19세기 중반 이후 세계 역사에서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불황으로 진단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는 레바논에서도 유럽에 가기 위해 지중해를 건너려는 불법 이민 사례가 크게 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경제 상황이 악화한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도 같은 날 45명의 이주민을 태운 선박이 침몰해 13명이 목숨을 잃고 8명이 실종됐다.
온라인 매체 헤스프레스에 따르면 대서양 연안 소도시 미레프트를 출발한 난민선이 10분 만에 암초와 충돌한 뒤 침몰했다.
사고 선박은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의 라스팔마스로 가려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주민들은 1인당 2만∼2만5천 모로코 디르함(약 240만∼300만원)을 내고 불법 이민선에 몸을 실었다.
오랜 내전과 정치적 분열로 고통받는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는 약 700여명의 이주민을 태운 선박이 당국에 적발됐다.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지중해 연안 도시 무라에서 적발된 이민선에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온 700여 명의 이주민이 타고 있었다.
선박을 이용한 아프리카 이주민의 불법 이민 시도 사례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큰 규모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가 2014년 이후 집계한 지중해 난민선 사고 사망자는 2만4천871명이며, 지난 한 해 보고된 사망자는 1천522명이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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