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 사진|SBS 방송캡처 |
누군가에겐 아쉬움이 남을 결과일 지 몰라도, 이견은 없었다. 쟁쟁한 대상 경쟁에서도 의미까지 챙기며 시청자를 납득시킨 ‘2022 SBS 연기대상’이다.
구랍 31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2022 SBS 연기대상’이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이날 시상식에서 대상 후보에는 ‘소방서 옆 경찰서’ 김래원, ‘왜 오수재인가’ 서현진, ‘어게인 마이 라이프’ 이준기,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김남길, ‘천원짜리 변호사’ 남궁민이 올랐는데 이 중 김남길이 최종 대상 주인공으로 호명됐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대한민국을 공포에 빠뜨린 동기없는 살인이 급증하던 시절, 최초의 프로파일러가 연쇄살인범들과 위험한 대화를 시작한다. 악의 정점에 선 이들의 마음 속을 치열하게 들여봐야만 했던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동명의 도서를 원작으로 했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방송됐고 최고 시청률은 8.3%(닐슨코리아 기준)로 10%의 벽을 넘진 못했으나 강력사건 실화를 풀어나간 과정을 실감나게 풀어내며 그 과정에서의 프로파일러 등 경찰의 고민과 성장 과정을 그려냈다.
비록 시청률로 보면 2022년 SBS 최고의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재미도, SBS 드라마국은 의미도 다 잡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과 그 작품에서 열연한 김남길의 손을 들어줬다.
대상 수상자 호명 후 “허준호 선배님 앞에 계신데 내가 이런 상을 받는 게”라며 말을 쉽게 잇지 못한 김남길은 “우리 드라마가 연초에 방송해서 기대를 안 했다. 결과적으로 우리 드라마가 소재가 어려웠고 대중적인 게 부족했기 때문에 많이 망설였는데, 지금까지 일?게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잊지 않고 응원해주신 시청자, 팬 여러분들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유난히 이 드라마는 감사하는 분들이 많았다. 피해자와 유가족만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해 모든 스태프들이 노력하는데, 항상 본질적인 것을 고민하게 해주신 감독 작가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드라마가 완성될 수 있었던 건 흉악범들을 연기한 배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악역을 연기하기가 쉽지 않다. 연기적으로 잘 보여줄 수 있는 연기지만 흉악범을 연기한다는 건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고는 쉽지 않은 일인데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께 감사드린다. 연기는 유명세로 하는 게 아니구나, 우리나라에 정말 좋은 배우들이 많구나 느꼈고, 연기는 겸손해야 한다는 걸 느낀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우리 이야기의 시작이 된 권일용 교수님. 예전의 일들이 트라우마로 많이 힘드실법도 한데 현장에 와서 항상 좋은 이야기, 조언 해주셔서 감사하다. 권일용 교수님 못지 않게 과학수사대가 없을 때 우리나라에 과학수사대가 필요하다고 해주신 경감님도 감사드린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애써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항상 악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해주시는 전국의 모든 프로파일러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김남길은 2019년 ‘열혈사제’로 그 해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3년 만에 다시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게 됐다.
남궁민. 사진|SBS 방송캡처 |
유력 대상 후보이자 지난해 SBS 드라마 중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천원짜리 변호사’의 남궁민도 아쉬움 속 디렉터스 어워즈라는 의미있는 부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왜 이렇게 저를 빨리 발표한 거죠. 잠시나마 느끼고 싶었는데”라고 너스레 떨며 무대에 오른 그는 “이상하게 이런 곳에만 나오면 긴장이 되고 매끄럽지 못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남궁민은 “천원짜리 변호사는 유머러스한 장르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치열하게 촬영했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으까 매번 고뇌하고 고민했다. 특히 감독님께서 이정도 시간 되면 주무시겠지 하고 메시지를 보내면 답장이 온다. 그 정도로 항상 힘들고 피곤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나보다 항상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궁민은 “사실 미디어에서 과정 아닌 결과로만 이야기하는 게 안타까웠다. 여기 모여 계신 분들은 알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똑같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오늘 하루만큼은, 아무 상도 못 받고 집에 돌아간 적도 많았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 똑같이 고생했고 수고했고 노력했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천변 팀과 오늘 이 밤을 꼭 지새우고 싶다. 마지막으로 어머니 아버지 감사하고, 사랑하는 아내 아름이 너무 고맙다. 항상 들뜨지 않고 여기서 어떻게 하면더 연기를 잘 할 수 있을지,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 지, 어떻게 하면 좋은 작품 만들 수 있을지 절대 방심하지 않고 항상 고민하며 연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대상이었다. 특히 김남길도 공감한 남궁민의 말대로,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모두 똑같이 고생한 모든 배우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의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한 ‘2022 SBS 연기대상’이었다.
<다음은 2022 SBS 연기대상 수상자 리스트>
▲대상=‘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김남길
▲디렉터즈 어워즈=‘천원짜리 변호사’ 남궁민
▲미니시리즈 코미디/로맨스 부문 최우수 연기상=‘사내맞선’ 안효섭, 김세정
▲미니시리즈 장르 드라마 부문 최우수 연기상=‘소방서 옆 경찰서’ 김래원, ‘왜 오수재인가’ 허준호, 서현진
▲미니시리즈 판타지 드라마 부문 최우수 연기상=‘어게인 마이 라이프’ 이준기
▲미니시리즈 코미디/로맨스 부문 우수연기상=‘사내맞선’ 김민규, ‘천원짜리 변호사’ 김지은
▲미니시리즈 장르/판타지 부문 우수연기상=‘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진선규, ‘소방서 옆 경찰서’ 공승연
▲미니시리즈 코미디/로맨스 조연상=‘천원짜리 변호사’ 박진우, 공민정
▲미니시리즈 장르/판타지 조연상=‘소방서 옆 경찰서’ 강기둥, ‘어게인 마이 라이프’ 김재경
▲베스트 팀워크상=‘치얼업’ 팀
▲베스트 퍼포먼스상=‘천원짜리 변호사’ 이청아
▲신인상=‘왜 오수재인가’·‘치얼업’ 배인혁, 김현진,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려운, 공성하, ‘치얼업’ 이은샘 장규리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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