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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먹방은 꼭 많이 먹어야할까?
어느덧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비롯해 TV프로그램에서도 '먹방'은 흔한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단순히 맛있는 식당을 찾아다니는 미식형 먹방부터,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챌린지형 먹방까지, 수년간 다양한 형태의 '먹방'들이 꾸준히 등장하며 스테디셀러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먹방들의 특징은 대개 맛있게, 많이 먹는 데에 있다. 이 과정에서 '발골', '면치기' 등 많은 양의 음식을 한꺼번에 입에 넣는 방식이 유행처럼 떠오르기도 했다.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마치 면치기를 하지 않으면 잘못된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런 먹방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도 이어졌다. 이런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면 결국 과식과 폭식을 유발하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 더불어 더 많은 양을 먹는 것처럼 연출하기 위해 일부 먹방 크리에이터들이 '먹고 토하는' 기행을 펼치거나, 실제로 과하게 음식을 밀어넣다 사망에 이르는 사례까지 발생하며 자체적으로 먹방을 규제하는 나라가 등장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음식을 먹으며 쩝쩝거리거나 이른바 '면치기'를 하는 행위는 식사 예절에 어긋나며 위생상으로도 좋지 않다는 의견 역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2022년에는 먹방계의 새 지평을 연 '소식좌'의 등장으로 기존에 대중들이 갖고 있던 먹방에 대한 편견을 깨부쉈다. '소식좌'는 말 그대로 음식을 적게 먹는다는 '소식'이라는 단어에 무언가를 높여 부르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좌(座)'가 붙은 말.
'소식좌'의 시초는 박소현과 산다라박이었다. 김숙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비디오스타'에서 함께해온 박소현, 산다라박과의 먹방을 공개했고, 이 과정에서 심각할정도로 입이 짧은 박소현, 산다라박을 '소식좌'라고 칭하며 화제가 된 것.
이후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코드 쿤스트가 음식을 맛없게 먹는 소식가 면모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이로인해 '소식좌'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발빠르게 퍼졌다. 이에 안영미, 주우재, 이성종 등이 연예계 곳곳에 숨어있던 '소식좌' 스타들이 각광받기 시작했고, 코드쿤스트는 이런 캐릭터성을 이용해 신개념 햄버거 광고를 선보여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결국 '나 혼자 산다'에서는 '소식좌' 코드쿤스트, 산다라박 등과 함께하는 나래 미식회 콘텐츠를 선보이는가 하면, 박소현과 산다라박은 유튜브 웹 예능 '밥 맛 없는 언니들'을 론칭해 소식 먹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원조 소식좌' 김국진, 김태원과 '미대남(미식남, 대식남)' 김준현, 이대호, 김호영이 한데모인 JTBC 예능프로그램 '먹자GO'가 4부작으로 방송돼 색다른 먹방 여행기를 펼쳤다.
하지만 이런 '소식좌' 열풍을 두고도 대중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먹방은 무조건 맛있게, 많이 먹어야한다는 틀을 깨고, 과식과 폭식을 유발하고 '면치기' 같은 식사예절에 어긋나는 행위를 강요해왔던 먹방의 문제점을 '소식좌'라는 새로운 붐이 불식시켰다는 것. 평소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던 사람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희소식이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소식좌'에 대한 이미지 역시 기존 먹방 속 '대식좌'들과 극단적인 면에서 다를바가 없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박소현이나 산다라박 등 '소식좌'의 시초라 불리는 이들은 소식을 넘어 극단적인 절식에 가까운 식습관을 갖고 있으며, 이를 건강한 소식이라고 칭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는 것.
이미 '프로아나'(거식증에 걸리기를 희망하며 깡마른 몸을 원하는 것)가 한 차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던 상황에서 기본적인 1인분조차 "많다"고 칭하는 모습이 자칫하면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뿐더러, 만약 누군가 이들의 식습관을 따라한다면 폭식 못지 않게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랐다. 방송 특성상 과장이 불가피하다 해도, 소식이든 대식이든 적절한 선을 지키는 것은 먹방문화가 계속해서 가져가야 할 숙제다.
대중문화 트렌드는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변화해가고 있다. 최근 콘텐츠들 속에서는 그토록 유행했던 '면치기'가 사라지고, 너도나도 '소식'을 자랑하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다. 올 한해 '대식좌'를 누르고 '소식좌'가 샛별처럼 등장한 가운데 또 어떤 먹방 트렌드가 새롭게 떠오를지 기대된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인스타그램, MBC,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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