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자영업자가 내년부터 ‘부채의 역습’에 본격적으로 시달릴 전망이다. 최근 이자 부담이 코로나19 초창기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올랐는데, 내년에는 원리금 부담까지 함께 지게 됐다.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박씨처럼 대출 부담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A씨는 “진짜 큰일 난 건 임차료 대출이 당장 내년 1월부터 거치기간이 끝난다는 점”이라며 “내년은 ‘헬파티’(극한 상황) 원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B씨는 “코로나19 때 바보처럼 (돈을 푸는 방역 정책에) 총대 멘 대가”라고 했다.
28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은 총 1014조2000억원으로 처음 100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로 치솟았다. 2019년 4분기 말(684조9000억원)과 비교해 약 3년 새 48.1%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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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부실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내년에도 고금리 상황은 이어진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자영업자 이자 부담은 7조4000억원, 1.5%포인트 오르면 11조1000억원 늘어난다. 자영업자 1인 기준으로는 평균 1년에 각각 238만원, 357만원의 추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그나마 믿을 구석이었던 정부 지원도 조만간 끊길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자영업자·중소기업에 최대 3년의 만기 연장과 최대 1년의 상환유예를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내년 9월부터는 본격 빚 갚기에 나서야 한다. 이마저도 2020년 4월 이전에 받은 대출이 대상이라 코로나19 이후 대출은 해당 사항이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어려운 사정은 알지만 금융 원칙을 무너뜨리면서 마냥 상환을 미룰 수는 없다”고 했다.
한은은 정부 추가 대책이 없다면 전체 대출 잔액 1014조2000억원 중 내년 말 39조2000억원(3.86%)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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