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 ‘일몰’ 위기… 주호영 “이름부터 잘못” vs 박홍근 “유정회냐”

안전운임제·추가연장근로제 여야 합의 ‘불발’

28일 본회의 처리 지연 가능성 커

與 “안전운임제 안돼”·野 “윤허정치 그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올해 말로 효력이 끝나는(일몰) 안전운임제와 추가연장근로제를 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네탓 공방’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안전운임제의 이름 자체가 틀렸다고 주장하며 근본적 개선을 하기 위해 ‘일몰’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여야가 합의를 했음에도 대통령이 반대해 일몰 연장이 휴지조각이 됐다고 주장하며 여당을 ‘유정회’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안전운임제 연장 여부와 관련해 “(안전운임제는) 이름부터 잘못됐고, 기능도 잘못돼서 정부는 제도를 재구조조정할 생각”이라며 “28일 본회의에서 일몰법안들이 거의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추가연장근로제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동의하고 있지 않아 (올해 말) 일몰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일몰법들에 관해 양당 의견들이 거의 나와 있고, 접점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여야는 오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추가연장근로제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안전운임제’를 담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일몰 연장 법안 등을 처리키로 했으나 견해차가 적지 않다. 민주당은 ‘안전운임제’ 연장을 요구하고, 국민의힘은 ‘추가연장근로제’ 연장을 요구하면서 한 때 ‘빅딜’ 성가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본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까지도 여야 협상은 진척이 없는 상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 재개 방침을 두고 “전장연은 더이상 시민들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 명분 없는 투쟁을 그만두라”고도 촉구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합의에 입각해 국민의힘이 안전운임제를 포함한 일몰 조항 법안들의 일괄 타결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며 “이번에야말로 ‘윤허’ 정치에서 벗어나 국회가 민생을 위해 힘을 모을 때”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의 ‘윤허’ 언급은 여야 협의 사항이 대통령실의 반대로 어그러지는 최근의 상황을 감안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어제 일몰 연장이 의미 없다고 또 합의에 찬물을 끼얹었다. 대통령이 반대하면 여야 합의가 당장 휴짓조각이 돼 버리는 상황이라 우려스럽다”며 “정부의 약속이 소인배끼리의 승부 겨루기가 아닌데, 상황을 핑계로 원점으로 돌리려 한다면 국민이 어떻게 정부·여당의 약속을 신뢰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2023년 새해를 목전에 둔 대한민국 국회가 박정희 시대 청와대의 특공대라 불렸던 유정회로 퇴행하는것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유정회는 ‘유신정우회’의 줄임말로 박정희 대통령이 공천을 주는 임기 2년짜리 국회의원으로, 여당이 청와대에 예속됐던 과거 상황을 비판적으로 언급할 때 자주 사용되는 단어다.

박 원내대표는 다른 쟁점 법안에 대해서는 “국민건강보험법(국고 재정지원 일몰 연장)은 이번 기회에 여야가 심도 있게 논의하면 땜질 처방이란 오명을 피할 수 있다”며 “근로기준법(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역시 정부가 계도기간 등 행정적인 예산 지원을 우선 시행하고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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