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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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평균환율이 1년 전보다 13% 가까이 급등하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고환율'이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출기업과 제조업체에는 일부 수익성 개선 결과를 가져왔으나 단기적으로 실물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 내 '환율 상승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이슈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환율 상승으로 기업 영업이익이 감소한 반면 영업외수익에서 영업외비용을 제외한 영업외손익이 증가해 결과적으로 기업 당기순이익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한은이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국내 기업 327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이번 설문조사는 제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2022년 한 해 동안 원·달러환율은 어느 때보다도 급등락이 심화된 한 해였다.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던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오름세가 가팔라져 지난 9월에는 1440원에 육박했다. 이에 올해 평균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1292.7원으로 1년 전보다 12.9% 상승하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기업들은 고환율 영향으로 기업 수익성이 일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수출비중이 높고 외화순자산이 큰 제조업에서 수익성 개선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파악됐다.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원재료를 비롯한 원가가 상승해 매출증대 효과를 상쇄하긴 했으나 상당수 기업들이 외화부채보다 외화자산이 더많은 외화순자산을 보유해 영업외손익이 개선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환율 상승이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긍정적'이라고 답변한 기업 비중(전체)은 34.5%로 부정적(33.2%)이라는 응답과 비슷했으나 이를 수출기업으로 한정하면 65.7%가 긍정적(부정적 18.6%)이라고 봤다. 제조업 역시 48.5%가 긍정적이라고 답변해 부정적 응답(33.2%)을 훌쩍 웃돌았다.
기업들은 또한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변동이 국내공급가격(원화표시가격) 인상 및 해외공급가격(외화표시가격) 인하 요인으로 작용하나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답변했다. 한은은 다만 "국내공급가격 인상에 따른 국내물가 전가효과가 해외공급가격 인하를 통한 수출 가격경쟁력 제고효과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환율상승이 단기적으로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위험을 헤지하는 수출업체(총매출에서 해외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초과하는 업체)의 비중은 40%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순수출액 대비 헤지비율도 20% 이하인 경우가 많아 환율하락(상승) 시 환차손(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환헤지를 하지 않는 업체의 경우에도 결제시점 조정 등을 통해 상당 부분 환위험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기업 10곳 중 6곳(59%) 가량은 이같은 '강달러'가 기업의 장기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이중 건설업의 경우 고환율과 기업 성장 간 관계에 대해 45.5%가 부정적 영향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다고 답한 반면 나머지(44.5%)는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답변해 타 업권 대비 양극화가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함께 적정한 원·달러 수준에 대해서는 제조업의 경우 '1200원대(42.6%)'로 답변했고 건설업(59.1%)과 서비스업(45.9%)의 경우 그보다 낮은 "1100원대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아주경제=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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