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0개월이 지났지만 기업들은 대응능력을 갖춲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 현장에 안전모와 장갑이 놓여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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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시행된 지 1년 가까이 돼 가지만 대응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는 기업은 13.6%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의 경영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대답은 61.7%였고, 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0.3%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는 5인 이상 기업 1035개(중소기업 947개, 대기업 88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한 기업 인식도 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중처법은 작업장에서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영 책임자 또는 사업주를 처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지난 1월 27일 시행됐다. 다만 5~49인 사업장은 2년간 적용을 유예한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 기업의 75.1%는 대응 여력이 부족하다고 답했고, ‘모르겠다’는 응답도 11.3%나 됐다. 대응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선 ▶전문인력 부족(46.0%) ▶법률 자체의 불명확성(26.8%) ▶과도한 비용부담(24.5%) 등 순으로 답했다. 중소기업만 놓고 보면 대응 여력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77%였다.
중처법의 의무사항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38.8%에 불과했다. 중처법상 의무들은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용하고 있는데 해당 의무는 1222개 조항에 달한다. 경총 관계자는 “중처법에 규정된 안전·보건 관계 법령의 범위가 포괄적이어서 기업들이 모든 의무를 인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법 시행이 기업 경영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61.7%)을 미친다는 응답은 ‘긍정적인 영향’(29.5%)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81.5%는 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개선 방향(중복 응답)에 대해서는 ▶법률 폐지 및 산안법 일원화(40.7%) ▶법률 명확화 등 법 개정(35.4%) ▶처벌 수준 완화(20.4%)’ 순으로 많이 답했다.
법 시행을 유예 중인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89.8%가 ‘유예기간 연장 또는 적용 예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중처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돼 가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불명확한 의무와 과도한 처벌 수준 등으로 인한 혼란과 애로가 크다”고 말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도 “정부의 중대 재해 감축 로드맵 후속 조치 과정에서 중처법의 모호성과 과도한 처벌을 개선하는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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