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지난 10일 자 최신호에 실린 ‘한국 웹툰에 잠식되는 일본 망가(Japanese Manga are being eclipsed by Korean webtoons)’란 제목의 기사./이코노미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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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일본 만화 산업이 저물고, 한국 웹툰 산업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의 지난 10일 자 최신호에 실린 ‘한국 웹툰에 잠식되는 일본 망가(Japanese Manga are being eclipsed by Korean webtoons)’란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만화 시장 규모는 2650억엔(약 2조5343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3% 줄었다. 반면 세계 웹툰 시장 규모는 37억달러(약 4조8444억원)로 평가됐으며, 오는 2030년 560억달러 규모로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코노미스트는 “‘이태원 클라쓰’와 같은 한국 웹툰들은 일본 독자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2016~2018년 연재된 ‘이태원 클라쓰’는 지난 2020년 드라마로도 제작됐으며, 일본에선 이를 리메이크한 ‘롯폰기 클라쓰’가 전국에 방영되기도 했다.
반면 일본 만화 산업은 1960년대 이후 별다른 변화 없이 옛 방식을 고수하다 한국 웹툰에 뒤진 현재 상황이 빚어졌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특히 일본 만화의 읽어야 하는 순서 등 구조는 일본인과 한국인, 서구의 일부 ‘괴짜들(geeks)’에게만 익숙한데 비해 한국 웹툰은 읽기 쉽고 직관적이라는 점이 성장 비결로 꼽혔다.
또 한국 웹툰은 세계적 인기를 얻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아이돌 그룹 BTS 등과 함께 ‘혁신’, ‘스마트 마케팅’이란 이미지의 덕을 보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자국의 ‘소프트 파워’ 역량을 대외에 홍보하려 만화 등 문화 산업을 지원하고자 내놓은 ‘쿨재팬’ 정책은 실패했으며, 막대한 손실로 조만간 폐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망가(일본 만화)는 정교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구조, 밀리미터(㎜) 수준으로 그려지는 섬세한 그림 등 강점을 여전히 뽐내고 있다”며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배가본드’, 미우라 겐타로의 ‘베르세르크’ 등을 그 예시로 제시했다. 하지만 주요 출판사들은 일본 내 충성 독자들 덕분에 만화의 애니메이션화, 연관 상품 개발 등으로 매출을 올리면서 변화에 대한 동기를 부여받지 못하는 상황이란 지적이 나왔다.
일본 만화 '베르세르크'/조선일보DB |
예컨대 만화 잡지 ‘주간 소년 점프’로 유명한 출판사 슈에이샤(集英社)는 지난해 만화 ‘귀멸의 칼날’의 인기에 힘입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코노미스트는 “1959년 창간된 ‘주간 소년 매거진’ 평균 독자 연령대가 30세를 넘어섰다”며 “망가는 결국 노인들의 문화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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