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연합시론] 노정 대치속 보름만에 종료된 화물연대 파업 사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분주하게 오가는 화물차
(의왕=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화물연대가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 복귀를 결정한 9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차가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2022.12.9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9일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을 종료하고 업무 현장에 복귀했다. 지난달 24일 파업에 돌입한 지 보름만이다. 화물연대는 총파업 철회 여부를 놓고 전체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조합원 2만6천144명 가운데 3천575명(13.67%)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과반인 2천211명(61.82%)이 파업 종료에 찬성했다. 화물연대의 파업 철회는 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잇따르면서 파업 현장에선 이미 상당수 이탈자가 발생했다. 화물연대 내부에서 '더는 버틸 힘이 없다'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왔고, 전날부터 아예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들도 목격됐다는 소식이다. 파업을 유지할 내부 동력이 한계점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화물연대가 지금이라도 파업을 철회한 건 다행한 일이다. 산업계 현장이 하루빨리 정상화의 길로 가야 할 것이다.

그간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산업계에 물류망 차질 양상이 가중돼 왔다. 철강과 유화 등 부문에서 출하 차질 규모가 3조 원을 넘는다는 정부 추정이 나온 상태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이 우려된 상황이었다. 9일 공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우선 업무 복귀 후 협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71%에 달했다. 산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하는 피해 양상 등을 고려하면 파업이 여론의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날 조합원의 투표 참여율은 13%대로 저조했다. 파업 참여 열기가 급격히 낮아진 탓이겠지만 일부 지역본부에선 조합원에 찬반을 묻는 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곧바로 현장 업무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파업 돌입을 결정할 당시부터 화물연대 지도부가 내부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고 소통했던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파업 종료에 따라 일단 고비를 넘기는 분위기지만 노정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유지하고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안전운임제 연장 문제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파업 직전 '안전운임제 3년 연장' 방침을 제안했지만, 파업 사태가 빚어진 만큼 연장 방침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파업에 따른 손실에 대해 화물연대에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파업 사태의 주요 쟁점인 안전운임제와 관련해 노정 간 입장차가 더욱 벌어지는 모양새다. 노정 간 대치 양상이 깊어지면서 향후 또 다른 분쟁이 예고되는 게 아닌지 불안한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상임위를 통해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는 개정안을 단독 의결했다. 그러나 안전운임제 연장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관련 법안이 국회를 여야 합의 없이 통과한다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업 사태가 종료된 만큼 안전운임제 연장, 제도개선 등 쟁점을 놓고 국회를 중심으로 이제 본격적인 검토와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