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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공부하는 '1995년생 감독님'…"한국 최고 테크니컬 디렉터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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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상암동, 정형근 박대현 기자 / 이충훈 영상 기자] TNT FC는 '재기전문 독립구단'이다. 약 150명에 이르는 선수가 이곳을 거쳐 프로 무대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 7월에도 의미 있는 '육성 성적표'를 남겼다. 여름이적시장 격인 대한축구협회(KFA) 추가등록기간에 선수 10명을 상위리그로 진출시켰다.

독일 4부리그 로코모티브 라이프치히 입단 테스트에 합격한 공은수와 K3리그 포천시민구단 유니폼을 입은 윤주훈, 파주시민축구단에 입단한 김진성 등이 대표적이다.

2022년 시즌을 기준으로 K3·4리그에 뛰는 TNT 출신만 72명이다. 전체 등록 선수의 7%에 이르는 수치로 '포스트 박이영' '제2의 강윤구'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신동화(27) TNT 감독은 "올해 우리 팀 소속 선수가 55명인데 개중 절반에 가까운 이가 취업에 성공했다"면서 "감독으로서 보람이 크다. (상위리그 진출 뒤에도) 선수가 제 몫을 다하고 기량을 증명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말할 수 없이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베르더 브레멘, 전북 현대 유스 출신인 신 감독은 18살 때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다. 오랜 기간 잔디를 밟지 못했다. 이즈음 박경훈 KFA 전무가 주관한 지도자 강습회를 들었다. 축구인생에 변화가 일었다.

"박경훈 교수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당시 공부와 훈련, 공부와 선수생활을 병행하는 모델이 활성화되는 시기였다. 개인적으로 (축구 공부가) 정말 흥미롭고 재밌었다. 부상으로 운동장 뒤에서 축구를 보는 시간이 길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게다. 이른 나이에 지도자 입문을 결심한 계기"라고 귀띔했다.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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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축구 트렌드는 데이터다. 전 세계적으로 웨어러블 EPTS(Electronic Performance & Tracking Systems)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신 감독은 이 분야 전문가다. 3년 전 정보화 물결을 인지하고 꾸준히 공부했다. 축구를 보는 '또 하나의 눈'을 바지런히 단련했다.

"2019년에 처음 웨어러블 EPTS를 알았다. 사실 이전에도 착용해 본 적은 있다. 2017~18년 미국에서 LA Galaxy 2 팀 테스트를 보던 중 기술에 대한 인지가 없는 상태에서 제품을 착용해 뛰었다. 당시 이미 LA Galaxy 2 팀에서는 모든 훈련과 평가에 EPTS를 도입해 사용 중이었다. 과거와 견줘 ‘현대축구 모든 부분에 과학적인 요소가 더해지면서 축구가 계속 진화하고 있구나’를 계속 느꼈다."

"해당 기술은 선수 피로도에 대한 정밀한 파악을 돕고 이를 통한 부상·퍼포먼스·피지컬 퍼포먼스 관리를 객관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해준다. 개인은 물론 팀 경기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현역 시절 아쉬움을 뒤로하고 '축구인 신동화'는 다양한 꿈을 강렬히 꾼다. 유능한 지도자 혹은 피트니스 코치, 현장 안팎 사정을 두루 헤아리는 테크니컬 디렉터가 신 감독이 목표하는 과녁이다.

"일단 지도자에 도전하고픈 마음이 있다. 어떤 지도자든 상관없다. 감독이든 코치이든 피트니스 코치이든 주어진 보직에 온 힘을 다하고 팀이 성과를 내는 데 밀알이 되고 싶다. 자신도 있다."

"아울러 TNT에서 3년간 감독을 맡으며 느낀 바가 적지 않다. 사실 감독(헤드코치)이라기보단 이곳에서 매니저에 가까운 직무를 수행했다. 현장 안 요소뿐 아니라 바깥 부분까지 전반적으로 챙기고 지도를 했다. 한국에서도 이런 모델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데 테크니컬 디렉터란 용어가 가장 적합한 단어가 아닐지 싶다."

'기술 이사' 정도로 번역되는 테크니컬 디렉터는 한국축구에 아직은 생소한 개념이다. 그러나 유럽에선 이미 보편화돼 있다.

감독이 성적 향상에 집중하는 보직이라면 테크니컬 디렉터는 그보다 긴 호흡으로 전략을 실행하고 팀 전체 '큰 그림'을 그린다. 지난 9월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로 선임된 박지성(42)이 좋은 예다.

신 감독은 "한 팀에서 감독 업무는 물론 그 외 전체적인 부분까지 아우르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현재로선 그게 가장 큰 꿈"이라면서 "물론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을 텐데 (일단) 어느 보직이든 맡겨 주시면 최선을 다해 매진할 것이다. 내가 속한 분야에서 톱을 한 번 찍어보고 싶다"며 환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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