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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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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상승·경기둔화 동반시 물가 중점 두고 통화정책 운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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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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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물가상승과 경기둔화가 동반되는 상황에서는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물가와 성장이 정상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다만 “물가의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성장의 하방압력이 빠르게 확대될 경우 적절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여 경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은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선 소비자물가는 오름폭이 점차 낮아지겠지만, 완만한 둔화 속도를 보이면서 당분간 5%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하반기 이후 국제 유가 하락, 전세계 공급 차질 완화 등으로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은 줄고 있다. 그러나 수요 측면에서 코로나19 이후 이연소비가 살아나면서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 소비가 회복되면 물가 상승률 하락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다만 금리 인상에 글로벌 경기 하락, 주택 경기 부진 등이 겹쳐 민간소비가 빠르게 위축되면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국내 경기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민간소비의 양호한 회복에 힘입어 잠재 수준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최근 들어 수출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하강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글로벌 경기 하락세 등이 대외 변수의 영향이 컸다. 국내외 경기의 동조화 현상이 강화된 상황이어서 글로벌 경기 둔화폭이 커질 경우 국내 성장세 위축도 불가피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국내 요인으로는 금리 상승과 이자 부담 증가, 주택경기 하락의 역자산 효과(자산가치가 떨어져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에 따른 기업 투자 위축 등이 꼽혔다. 또 한은은 “향후 경제상황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경계감이 높아진 점도 자기실현적 과정을 통해 경기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단기자금·신용채권 시장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향후 자금시장과 채권시장은 시장 안정 대책의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기능을 점차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리스크(위험) 요인들이 남아있는 만큼 시장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둔화 지속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나 건설사 발행 회사채 등에 대한 높은 경계감이 유지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대규모 기업어음(CP) 만기도래가 예정된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연말 북클로징(회계장부 결산) 영향 등으로 기업이 차환 또는 상환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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