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높은 물가···"금리 인하 기대하긴 이르다"
증권사 RP매입 한도 늘리고, 만기도 1개월까지
적격담보증권에 사모 은행채 적용, 연말께 결론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12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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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여전히 5%를 넘나드는 물가 때문에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기준금리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 단기 자금시장 불안에 대해서도 최근 경색 국면을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다만 여전히 자금시장 내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유동성 지원을 위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연말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은은 8일 발간한 '2022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겠지만, 완만한 흐름을 보이며 당분간 5%를 넘는 높은 수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24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1월 물가 오름세가 상당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전년 기저효과에 따른 단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홍경식 통화정책국장은 "물가가 한은이 목표로 하는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란 증거를 확인할 때까지는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면서 "그런 면에서 향후 기준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며,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나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을 보고 1월에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9월 말 터진 레고랜드발(發) 자금시장 충격은 당국의 시장 안정 대책에 힘입어 최근 경색 국면을 벗어난 것으로 한은은 진단했다. 실제 한은은 지난 5일 진행한 RP 14일물 경쟁입찰에서 3조3000억원이 응찰해 2조6000억원이 낙찰됐다고 공지했다. 당초 매입 예정금액 3조5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최근 단기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돼 시장이 안정됐기 때문이다.
다만 비우량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의 시장을 중심으로 신용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어 적절한 시장안정화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한은은 단기자금 시장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연말까지 증권사·한국증권금융을 대상으로 한 RP 매입을 내주부터 크게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말 금융권 자금 이동이 확대되고, 자금운용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데 대해 한은은 RP 매입을 다음 주 월요일부터 두세 차례 늘릴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한도 6조원도 확대하고, 만기도 연말을 넘길 수 있도록 1개월물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은의 적격담보증권에 사모 은행채를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재보는 "현재 회계처리 문제라든지 공정거래법 이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사모 은행채 발행과 관련해 한은법상 관련 규정이나 취지에 부합하는지, 대출과 담보 운용 규정 등을 확인해 가급적 올해 내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아주경제=박성준 기자 p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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