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잿값·원·달러 환율···물가, 대외 요인 리스크 상당"
수출 증가세 둔화·미 통화정책 불확실성·단기자금시장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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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당분간 5%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리인상 기조를 견지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 하방압력은 증대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운영 관련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자금시장 불안 역시 '현재 진행형'인 만큼, 더욱 정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한은은 8일 발간한 '2022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완만한 둔화 속도를 나타내면서 당분간 5% 수준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다. 물가가 대외 여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 가운데 성장 경로에도 불확실성이 상당하기 때문에 물가 요인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국제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겠으나,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에 따라 공급여건이 악화될 경우 반등할 수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도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속도 기대 변화 등에 따라 재차 급등하며 물가상승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국내 성장세는 더욱 큰 하방 압력에 놓일 전망이다. 국내경제는 민간소비의 양호한 회복에 힘입어 잠재수준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최근 수출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경기 역시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런 대외수요의 위축은 우리 경제의 수출과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의 금리상승 영향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높은 가계부채 수준, 주택시장 부진 등이 경기 하방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주요 투자은행의 전망은 물가 및 성장 전망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다.
다수의 투자은행이 최종 정책금리 수준을 5% 내외로 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연준의 긴축 의지 표명에 주목하며 5% 중반까지 정책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대로 경기 경착륙 가능성 등에 주목해 4% 중반 수준의 최종 정책금리를 예상했다.
단기자금 및 신용채권 시장 불안도 주요 리스크 요인 중 하나다. 최근 국내외 통화정책 긴축 등의 영향으로 금융시장 변동성과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강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관련 이슈 등 우발요인이 가세하며 자금·채권시장에서 유동성 사정이 악화됐다.
한은은 향후 자금·채권시장은 시장안정 대책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시장 기능을 점차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단, 시장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연준 통화정책과 경제지표 변화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매우 높은 만큼, 향후 정책금리 인상경로와 관련 지표의 흐름이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나는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며 "국내 금융·외환시장 역시 대외 리스크에 큰 영향을 받으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향후 연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지표의 흐름 등을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주경제=박성준 기자 p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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