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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줄어드는데 총량제 유지해야 하나…고민빠진 금융당국

머니투데이 이용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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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줄어드는데 총량제 유지해야 하나…고민빠진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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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이 감소세에 접어들자 금융당국이 총량제 유지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총량제처럼 강한 규제가 굳이 필요없다는 목소리와 함께 가계부채 규모 자체가 여전히 커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동시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겹규제·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감소 등을 우려로 총량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아직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년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제출하라는 안내를 받지 않았다. 지난해엔 11월말에 금융사들이 계획한 총량 목표치를 보내면, 금융당국이 12월에 이를 확정했다.

금융당국은 내년에도 가계대출 총량제를 유지할지 고민하고 있다.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총량제처럼 강력한 규제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서다. 또 고금리 기조 속에서 총량제가 유지되면 서민들의 제도권 금융 이탈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가계대출 규모는 175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000억원 줄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빠르게 치솟은 영향이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만 보면 지난달 말까지 11개월 연속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하고 있다.

다만, 절대적인 규모가 커 가계부채는 여전히 부실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된 국제결제은행(BIS)의 올 2분기 가계부채 통계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6%로 43개국 중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2013년 2분기부터 37분기 연속 증가해왔다. 당장은 증가율이 주춤하고 있지만 이미 쌓인 부채가 너무 많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부채 총량제 도입에 대해 내부적으로 아직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율이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가계부채 관리를 총량제까지 도입하면서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절대적인 가계대출 총량이 큰 만큼 총량제 외에도 가계대출을 관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은 총량제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은 현재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모두 인상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를 받았는데, 여기에 총량제까지 도입되면 너무 많은 규제로 내년 대출영업이 어려워질 것이라 토로했다.

2금융권과 인터넷은행 역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서라도 총량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체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일부 저축은행,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 총량을 늘려가고 있다"며 "고금리 기조로 인해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데 총량제가 도입되면 이들보다 우량한 신용등급의 고객에게만 자금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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