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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리는 시진핑…중국, ‘제로 코로나’ 출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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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안정 위해 방역 단계적 완화로 분위기 살피는 중
베이징, 광저우, 톈진 등 주요 도시 규정 완화
저명 경제학자들도 방역 완화 촉구 성명
‘사망자 200만 명 이상 전망’이 정책 폐기 최대 걸림돌


이투데이

중국 베이징에서 2일 임시 코로나 검사소로 쓰인 컨테이너가 화물차에 옮겨지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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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전례 없는 정책 항의 시위에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제한하기 위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반대하는 시위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퇴진 요구로 이어지자 규제를 일부 완화하며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단계적 완화다. 집권 안정을 위해 국민 반발을 잠재워야 하지만, 그간 제로 코로나에 집착해온 지도부의 위엄과 신망을 잃지 않으려면 정책을 한 번에 뒤집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 광저우, 톈진 등 주요 도시가 제로 코로나 규제를 완화했다. 광저우의 경우 외식 금지 규정이 풀리면서 1일부터 음식점들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결과지를 내야 건물에 들어갈 수 있었던 규정도 사라져 도시 내 대부분의 검사소도 철거됐다.

베이징은 5일부터 대중교통 탑승 시 PCR 검사 결과지를 내야 하는 의무를 폐지한다. 3일부터 대형 쇼핑몰 영업도 재개했다. 다만 식당 내 식사는 불가하고 이용객들은 48시간 이내 실시한 PCR 검사 음성 결과지를 제출해야 한다. 베이징은 코로나19 확진자의 자가 격리를 허용하지 않았는데, 차오양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자가 격리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톈진도 2일부터 PCR 검사 결과 없이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충칭은 고위험 구역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외출을 허용하고, PCR 결과 없이도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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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저명 경제학자들도 정책 수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야오양 베이징대 교수와 황이핑 전 인민은행 고문 등 6명은 경제 성장을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공동 성명을 냈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경제 활동 재개가 국가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이번 주말 다시 시위가 확산할 것을 우려해 전국 경비를 강화했다. 또 인민일보 등 국영 언론매체들은 이날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내용을 일제히 소개하는 등 정부의 전향적 자세를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시 주석이 1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담에서 3년에 걸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최근 시위 이유로 꼽았다”며 “그가 정책 재검토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완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쑨춘란 국무원 부총리도 1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좌담회에서 “오미크론 변이 독성이 감소하면서 방역 조치 개선 조건이 마련됐다”며 방역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정책을 완전히 폐기할 경우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에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중국은 노년층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데다 그마저도 유효성이 낮은 중국산 백신에 의존하고 있다. 60세 이상 중국 노인 중 백신을 두 번 접종한 사람은 약 86%에 그쳤으며 80세 이상은 66%로 더 낮다.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이 지난 7월 백신 유효성을 비교한 결과 미국 화이자 백신의 중증·사망을 막는 유효성은 약 89%, 중국 시노백 백신은 약 70%로 20%포인트(p)가량 차이가 났다.

[이투데이/정영인 기자 (o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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