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임 사무소장 부임…'특별입국 대금 연체' 등 논란 여전
"다시 자리 잡으려면 사과·의혹 해명이 우선"
대한상공회의소 |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불미스러웠던 일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사과를 하고 해명을 해야죠."
한국의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거의 1년만에 베트남에서 활동을 재개해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인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대한상의는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 사무소장을 파견했으며 시내 중심지역에 위치한 캐피털 플레이스 빌딩에 입주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에는 사무소 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대한상의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현지에 사무소를 설치했다.
특히 재작년 3월 베트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외국인 입국을 원천 차단하자 기업인 4천여명을 대상으로 특별입국을 진행했다.
그러나 특별입국 사업과 관련해 현지 대행사에 줘야할 대금 수억원이 연체됐다.
이 사안은 아직까지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한상의는 이번 사태의 피해업체인 베트남의 SHV(Samsung Hospitality Vietnam)가 채무 변제를 요구하며 보낸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에서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한국 내 대행사 투어페이스의 편을 들었다.
이른바 투어페이스의 부가세 지급 불가 의견을 존중하는 선에서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언론의 지속적인 보도를 통해 좀처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지난 9월 26일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회의를 열었고, 결국 당초 내용 증명에 담긴 주장을 뒤집는 결론이 나왔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대한상의 고위급 임원은 투어페이스 측의 주장이 대금 미지급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아울러 대한상의 회장사인 SK에서 파견한 염성진 부사장도 회의에 참석했다.
그러나 특별입국 사업을 담당했던 당사자인 이성우 국제통상본부장은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계속해서 응답하지 않고 있다.
이후 대한상의는 로펌까지 고용하면서 작성한 내용 증명에서 어떤 이유로 이같이 무리한 주장을 했는지를 비롯해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해서 일절 함구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에 관한 중요 사안이라면 보안은 필수다.
하지만 대한상의라는 공적인 단체가 한국대사관의 지원을 받아 시행한 사업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일방적으로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이같은 지적은 피해업체인 SHV에도 적용된다. 4천명의 고객을 상대로 한 공적인 사업의 대금 지급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는 국민들도 알 권리가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부터 현지에 진출한 유명 대기업 위주로 구성된 'K-FDI 주재원 과정'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중소기업 차별론이 불거진 것도 대한상의 입장에서는 시급해 해결해야할 과제다.
대한상의 소속 17만개 회원사 중 98%가 중소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들 위주로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를 구성해 위화감을 조성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최근 부임한 새로운 사무소장은 대한상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특히 중소기업 지원 업무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한 항공사의 주재원은 특별입국 진행 과정에서 대한상의 측의 일방적인 요구 및 이를 관철하기 위한 선을 넘는 행동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코참의 한 관계자는 "대한상의가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정확히 해명하는게 다시 자리를 잡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umso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