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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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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3대 퍼팅 달인’ 김효주, 리디아 고, 박인비 … 퍼팅 못하는 톱랭커는 톰프슨·헨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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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효주. <사진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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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 중에는 정말 퍼팅을 못하는 선수가 있다. 퍼팅만 따라준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는 기량을 갖췄지만 그린 위에만 올라가면 영 힘을 못쓰는 선수들이다. 렉시 톰프슨(미국)과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대표적이다. 두 선수 모두 워낙 그린적중률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퍼팅수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경기 도중 짧은 퍼팅을 놓쳐 아쉬워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올해만 보더라도 톰프슨은 그린적중률 2위(77.22%)에 평균 퍼팅수 110위(30.35개)를 기록했고 헨더슨의 그린적중률과 평균 퍼팅수는 각 5위(76.32%), 72위(29.95개)다.

그럼 LPGA 투어에서 가장 퍼팅을 잘하는 선수는 누구일까. 3명만 꼽으라면 김효주, 리디아 고, 박인비가 그 주인공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중에서도 김효주는 가히 ‘퍼팅의 달인’이라고 할 만하다.

최근 4년 간 LPGA 평균 퍼팅수 통계에서 2019년 1위, 2021년 3위, 그리고 올해도 역시 3위를 기록했다. 2020년 기록은 통계에서 빠졌는데,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무대에서 뛰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평균 퍼팅 1위도 다름 아닌 김효주였다.

짧게 뒤로 뺐다가 가볍게 ‘툭’ 끊어 치듯 하는 그의 퍼팅은 명불허전이다. 아무리 압박감을 주는 상황에서도 자기가 보내고 싶은 곳으로 주저 없이 퍼터를 밀어붙인다. 대충 치는 것 같은데 홀컵을 비켜가는 법이 별로 없다. 5m 이내 거리에서 더 과감하게 퍼팅한다. 보기 위기를 넘기는 어려운 파 퍼팅을 특히 잘한다. 김효주의 아버지 김창호 씨는 “주니어 시절에는 더 거침없었다. 프로골퍼가 되면서 한 타, 한 타가 모두 상금으로 연결되다 보니 조금 신중해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감각적인 김효주의 ‘칼날 퍼팅’은 자신감과 배짱에서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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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사진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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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리디아 고가 LPGA 투어 각종 상을 휩쓸고 최근 5년 6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퍼팅이었다.

리디아 고의 올해 티샷은 최악이었다. 샷 거리는 255.34야드로 93위에 머물렀고 티샷 정확도도 145위(66.44%)로 나빴다. 하지만 그에게는 신이 내린 것 같은 퍼팅 능력이 있었다. 라운드 당 평균 퍼팅수는 2위(28.61개)이고 그린 적중시 홀당 퍼팅수에서는 1위(1.72개)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리디아 고는 작년에도 그린 적중시 퍼트 1위, 평균 퍼팅수 2위의 놀라운 퍼팅 능력을 과시했다. 슬럼프 막바지였던 2019년에도 퍼팅수 7위였고 2020년 퍼팅수 순위는 5위에 올랐다.

원조 LPGA의 퍼팅 달인은 박인비라고 할 수 있다. 박인비는 많은 선수들이 따라하고 싶다고 할 만큼 뛰어난 퍼팅 능력을 보유했다. 올해는 모든 샷이나 성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2021년에만 해도 평균 퍼팅수 1위, 그린 적중시 퍼팅수 2위 선수가 바로 박인비였다. 박인비는 2020년에도 두 퍼팅 통계에서 모두 2위에 오르는 감각적인 퍼팅을 선보였다. 얼마나 박인비의 퍼팅 능력이 뛰어났으면 NBC 해설가인 로저 몰트비는 “그가 친 모든 퍼트가 홀로 들어갈 것 같았다. 오히려 들어가지 않았을 때 놀랐다”고 한 적이 있다.

지난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시몬느 아시아퍼시픽 컵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만약 다른 선수의 능력 한가지만을 갖게 된다면 어떤 것을 택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가장 많이 나온 답이 바로 리디아 고의 숏게임이었다. 박인비의 퍼팅 능력을 택한 골퍼도 꽤 있었다. 다른 선수들도 둘의 퍼팅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만약 톰프슨이나 헨더슨에게 리디아 고나 박인비의 퍼팅 능력이 있었다면 세계 여자골프의 역사가 바꼈을 지 모른다. 그런 걸 보면 골프의 신은 어느 정도는 공평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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