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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은 왜 동시에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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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와 0-0 무승부를 기록한 축구 대표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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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진출을 가리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30일(한국시각)부터 열린다. 1·2차전과 달리 최종전은 해당조 2경기가 동시에 열리는 게 원칙이다. 한국-포르투갈전도 같은 H조의 가나-우루과이전과 같은 3일 자정에 열린다. 왜 이런 규정이 생겼을까.

이유는 담합이다. 앞 경기 결과로 이미 조별리그 통과 또는 탈락이 확정된 팀들이 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일어난 서독-오스트리아전이 대표적이다.

당시엔 본선 24개국이 6개조로 나눠 1차 조별리그를 치른 뒤 상위 2개 팀이 2차 조별리그(12강)에 오르는 형태였다. 서독과 오스트리아는 알제리, 칠레와 함께 2조에 편성됐다. 서독-오스트리아전은 조별리그 6경기 중 가장 마지막에 치러졌다.

우승후보 서독은 탈락 위기였다. 오스트리아가 2승, 알제리가 2승 1패, 서독이 1승 1패였다. 서독으로선 오스트리아를 반드시 이겨야만 12강에 갈 수 있었다. 반면 오스트리아는 서독에게 지더라도 2골 차 이내로 지면 조 2위로 진출이 가능했다. 알제리는 초조하게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서독은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후 두 팀은 의미없는 패스만 돌리며 시간을 보냈다. 이대로 끝난다면 두 팀 모두 나란히 12강에 올라갈 수 있어서였다. 분노한 관중들이 '알제리' '뽀뽀해' 등을 외치며 야유를 보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80분이 그대로 흘렀고, 1-0으로 끝났다. 알제리는 두 나라의 짜고 치기에 희생되면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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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폴란드에게 0-1로 졌지만 16강 진출에 성공한 일본. 후반전 막판엔 공을 돌리며 시간을 끌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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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조 일본-폴란드전도 마찬가지였다. 폴란드는 이미 2패를 당해 탈락이 확정됐고, 일본은 1승1무라 16강행이 유력했다. 후반전에 선제골을 내준 일본은 콜롬비아가 세네갈에 골을 넣었다는 소식을 듣자, 후방에서 볼을 돌리기 시작했다. 폴란드도 공을 빼앗으려 들지 않았다. 결국 폴란드는 승리, 일본은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최악의 경기'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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