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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북한, 한미일 경기는 빼고 월드컵 중계…전문가 "주민 사상통제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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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보도…"남한 관련 내용 모든 북한 매체에서 제외 조치"

한국 광고 모두 가려…한국 대표팀 언급 자체도 피해

뉴스1

북한 조선중앙TV의 카타르 월드컵 녹화중계 방송 장면. (조선중앙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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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를 통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녹화중계하면서도 한국과 미국, 일본의 경기는 의도적으로 방영 대상에서 제외하는 모양새다.

미국의소리(VOA)는 26일 이와 관련해 북한이 한미일과의 적대적인 관계를 의식해 주민 사상통제를 위한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선중앙TV는 최근 월드컵 경기를 녹화본 형태로 하루에 3편씩 편성해 방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24일 경기), 미국(22일 경기), 일본(21일 경기)의 경기는 모두 방송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선전선동 수단인 관영매체들이 이른바 '대적원칙'에 입각해 의도적으로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했다.

VOA에 따르면 탈북민 출신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내부적으로 주민들의 사상 결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의 속내가 투영된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는 "한 때 여자축구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북한 내 축구 인기가 절정에 달했고, 지금은 좀 수그러들었지만 주민들 사이에 축구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크다"면서 축구 경기 중계에 북한 당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배경을 설명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020년 조국통일부를 폐지한 것을 예로들며 "북한이 일체 남한과 관련된 부분은 모든 언론매체, 선전수단에서 다 제외하는 조치를 내렸다고도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번 월드컵 경기 중계방송 중 경기장 광고판에 띄워진 남한 기업 '현대자동차'의 광고가 화면에 잡히면 이를 흐릿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관중석에 걸린 태극기도 모자이크 처리한 듯 흐릿하게 가렸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5일 한국이 속한 조인 H조의 포르투갈과 가나의 경기를 녹화 중계하면서도 한국 대표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기 위해 "우루과이와 다른 한 개의 팀이 속해 있는 조"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과거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의 16강전과 준결승전 그리고 3·4위전을 방송에 내보낸 바 있다. 2006년 6월에도 독일 월드컵의 한국 경기를 녹화중계하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에는 한미일 경기를 모두 중계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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