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사진)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과 미국의 대북제재 추진을 빌미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거칠게 비난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비교하는 등 남남갈등을 유도하면서 반정부 투쟁을 독려하는 도를 넘어선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
김여정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안전하고 편하게 살 줄 모르기에 멍텅구리들인 것”이라며 “(남측)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는 동시에 향후 고강도 도발을 예고하면서 사실상 반정부 투쟁을 선동한 것이다. 김여정은 이어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이 아니었다”면서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에 필사적으로 매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면서도 전 정부 시절 직접적인 대남 공격 의지는 없었다는 점을 밝히면서 ‘서울 과녁’을 운운하며 대남위협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것이다.
김여정은 지난 8월에도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대북정책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제시하자 이를 일축하면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고 비난한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무례한 언사라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번 담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담화는 외교부가 지난 22일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대응해 추가적인 독자제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발 형식이었다. 김여정은 “남조선 외교부 것들이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도발’이라는 표현으로 걸고들며 추가적인 ‘독자제재’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는 나발을 불어댔다”면서 “미국이 대조선 독자제재를 운운하기 바쁘게 토 하나 빼놓지 않고 졸졸 따라 외우는 남조선 것들의 역겨운 추태를 보니 갈데없는 미국의 ‘충견’이고 졸개라는 것이 더욱 명백해진다”고 비난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윤 대통령을 천치바보로 지칭하고 외교부에 대해 미국의 충견, 졸개라는 매우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며 “김여정이 실질적으로 북한의 대남정책을 관장하고 있고 군부에 대해서도 일정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향후 북한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한층 더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대원·최은지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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