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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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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현상변경 반대” VS “대만 문제 간섭 권리 없다”···5개월여만에 미·중 국방장관 회담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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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과 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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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웨이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북한의 도발에 우려를 표명하고 중국이 대북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미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이날 캄보디아에서 열린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웨이 부장과 회담하고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7차 핵실험 준비 정황 등 도발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의 역할과 책임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자제하는 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을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추가적인 불안정 행위 자제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대만해협 평화안정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증가한 중국 군용기 관련 활동을 두고 “위험한 행동”이자 “사고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담에서 오스틴 장관은 “전략적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미 국방부는 전했다. 미·중 간 핵무기 감축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스틴 장관은 또한 미·중 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무기 사용 및 핵 사용 위협에 반대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면 웨이펑허 부장은 “현재 중·미관계가 직면한 국면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며 “중국은 양국의 양군 관계 발전을 중시하지만, 미국은 반드시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고, 중미 관계의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전제한 뒤 “대만은 중국의 대만으로,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의 일이며 어떠한 외부 세력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군대는 조국 통일을 수호할 수 있는 용기, 저력, 자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의 회담은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이후 5개월여만이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국방 당국 간 대화도 복원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군사 대화, 기후변화 협력 등 8개 부문 대화 채널을 중단한 상태였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성명에서 “오스틴 장관은 미·중 간 의사소통 경로를 열어두는 것의 중요성을 수시로 언급해 왔으며, 캄보디아에서 (중국) 상대역을 만날 기회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 탄커페이 대변인도 20일 “중국은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미국과의 교류를 위한 적극적이고 열린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양측은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양자회담 성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탄커페이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은 양국 정상회담의 달성한 중요한 공감대를 실현하는 조치로, 양군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 단계로 되돌린다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며 “솔직하고 깊이 있으며 실무적이고 건설적인 전략적 소통이었다”고 말했다.

탄 대변인은 이어 “한동안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끊임없이 왜곡하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 대만해협의 긴장을 격화시켰다”며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이러한 입장은 반드시 중국의 단호하고 강력한 반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DMM-Plus는 아세안 10개국을 비롯해 한국·미국·중국 등 역내 8개국 국방장관이 참여하는 다자안보협의체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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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핑허 중국 국방부장이 22일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열린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시엠립/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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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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