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브런치' 생일 파티…2024년 대선 도전 주목
워싱턴포스트 "일하는 80대, 과거만큼 드문 일 아냐"
취임식에서 선서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80세 생일을 맞았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80대 대통령이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친지들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주재하는 브런치를 함께 하며 생일을 축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손녀 나오미 바이든의 결혼식을 치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생일과 결혼식 일정은 조율된 것은 아니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나이 문제가 부각되는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CNN은 측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초의 80세 대통령으로서 새 역사를 썼을 뿐 아니라, 80대 대통령으로서 재선 도전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 무거운 시험대를 앞두고 있다.
일단 민주당이 이달 초 미국 중간선거에서 예상을 뛰어넘어 선전하면서 중간선거 전에 우려했던 커다란 정치적 부담은 일정 부분 덜게 됐다.
하원의 경우 공화당에 다수당을 내줬지만 의석차가 크지 않고, 상원에서는 이미 절반인 50석을 확보해 당연직 상원 의장인 부통령의 캐스팅보트를 감안하면 내달 치러지는 조지아 연방 상원 의원 결선 투표와 상관없이 다수당을 유지하게 됐다.
물론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차남 헌터 바이든 문제를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철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문제 등을 놓고 조사 가능성을 압박하는 등 집권 후반기 국정은 만만치 않은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 업무수행 지지율은 여전히 40%대 초반에 머물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각종 여론조사 상으로도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대한 '반대' 의견이 '찬성'을 웃돈다.
물리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능력을 포함한 건강 상태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에 적합한지 자체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개최국인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로 지칭한 것을 비롯해 지난 5월 방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문재인 대통령으로 부르는 등 크고 작은 말실수로 잇단 구설에 휘말려 왔다.
백악관 주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재선 출마 방침을 굳히고 전략을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다음 날인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재선 도전 여부와 관련, "우리(질 바이든 여사와 바이든 대통령)의 의도는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 없이 다시 출마하는 것이었다"면서 내년 초에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미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결심을 굳히면 2024년 미국 대선은 '바이든 대(對) 트럼프'의 재대결 구도가 형성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80세 생일을 맞아 '일하는 80대 시대'를 별도의 기사로 조망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초의 80대 미국 대통령 기록을 세우며,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너무 늙은 나이는 얼마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일하는 80대는 과거만큼 드문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의 80대 가운데 6%인 73만4천명은 여전히 일하고 있으며, 이는 1980년대 11만명(80대 이상 인구 비중 2.5%)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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