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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 공동선언… "대다수 회원국 우크라 전쟁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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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적·지속가능성장 추구"
한국일보

1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폐막식에서 쁘라윳 짠오차(오른쪽) 태국 총리가 차기 정상회담 개최국인 미국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상징물을 넘겨주고 있다. 방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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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19일(현지시간) 정상들은 태국 방콕에서 이틀간 열린 제29차 APEC 정상회의를 마치며 “대다수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을 강력 규탄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전쟁은) 인간에게 엄청난 고통을 야기하고 세계 경제 취약성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성장 저하,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심화, 공급망 붕괴, 식량 및 에너지 가격 상승, 금융 안정 위험 고조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성명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제재를 둘러싸고 다른 시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상들은 “APEC이 안보 문제를 다루는 장은 아니지만, 우리는 안보 문제가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애초 이번 회의에서는 정상선언이 채택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앞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선언에서 ‘대다수 회원국이 강력히 규탄한다’는 절충안이 나오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전날 APEC 외교·통상 장관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정상들의 공동선언으로 연결됐다.

APEC 정상들은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무역체계를 유지하고 더욱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올해 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논의가 진전을 보인 것에 대해 환영을 표했다.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FTAAP는 2006년 회의에서 장기과제로 추진하기로 합의됐다.

아울러 정상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를 회복시키고 미래에 닥칠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상들은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을 촉진한다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공동선언문과 별도로 지속가능 성장에 대한 포괄적인 계획을 담은 ‘방콕 목표’도 채택했다. 태국이 자국의 바이오-순환-녹색(BCG) 경제모델을 바탕으로 추진해온 이 목표는 기후 변화 완화, 지속 가능한 무역과 투자, 환경 보존, 폐기물 관리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태국은 ‘방콕 목표’가 APEC의 ‘푸트라자야 비전 2040’과 그 이행 계획에 제시된 비전과 방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현할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정상회의에서 ‘보고르 목표’를 계승할 20년 장기비전으로 채택된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은 무역·투자 자유화, 혁신·디지털 경제, 포용적·지속적 성장을 3대 핵심 요소로 제시했다.

1989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과 번영을 목표로 출범한 APEC은 1993년 정상회의로 격상했다.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아세안 6개국을 비롯해 21개국이 가입했다.

올해 APEC 정상회의는 4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됐다. 2019년 회의는 칠레 국내 사정으로 취소됐으며 2020년과 작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상으로 진행됐다. 내년 의장국은 미국이다. 2024년에는 페루, 2025년에는 한국에서 정상회의가 각각 열린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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