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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카타르 NOW]'쫄지 마!', "헌신"…늘 배우겠다던 벤투호가 당당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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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하(카타르), 월드컵 특별취재팀 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이 월드컵에 출전하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배워보겠다", "노력하겠다"는 식의 상대보다 우리를 낮춰 접근하는 말들이다. 그런데 세대가 변하면서 자세도 조금은 달라지는 것 같다. 2022 카타르월드컵이 기점으로 보인다.
15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에글라 훈련장, 훈련 전 공식 기자회견에 황인범(올림피아코스), 김민재(나폴리)가 등장했다. 1996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황희찬(울버햄턴), 나상호(FC서울)와 대표팀의 허리를 담당하며 1992년생 형들인 황의조(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05),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등을 밀어준다.

황인범은 대전 시티즌에서 출발해 밴쿠버 화이트캡스(캐나다), 루빈 카잔(러시아)을 거쳤다. 벤피카(포르투갈)에도 갈 기회가 있었고 이적 제안서까지도 받았었지만, 험난한 길을 택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카잔에서 FC서울로 임대를 왔다가 올림피아코스로 향하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도전은 황인범의 기본자세다. 올 시즌 황인범은 그토록 원했던 유럽클럽대항전 중 하나인 유로파리그(UEL)를 병행하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했다. 올림피아코스에서는 팀의 흐름을 바꿀 정도로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고생을 거듭하며 온 황인범이기에 상대가 어떻든 우리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말부터 꺼냈다. 그는 "세계적인 선수와 싸워서 경쟁력 있고 결과도 좋게 만들 수 있다. 기대된다"라며 당당한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과 중원에서 치열한 볼 소유권 전쟁을 벌여야 한다. 그는 "다들 능력 있고 좋은 선수지만, 축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을 증명하겠다. 쫄지 말아야 한다"라며 패기 넘치는 자세를 보였다.

너무 복잡하면 오히려 상대의 꾀에 넘어가게 된다. 단순하게, 해왔던 것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민재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를 꼭 잡아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헌신할 준비가 됐다. 희생을 해야 할 것 같다. 모두가 희생하고 경기장에서 하나가 되어 뛰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팀플레이를 만들기 위한 희생을 강조했다.

플랫4(포백), 플랫3(스리백) 등 수비에 변화가 생겨도 마찬가지다. 그는 "감독님이 스리백을 요구하면 언제라도 전술 내에 이행할 준비가 됐다"라며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김민재도 전북 현대를 거쳐 베이징 궈안(중국),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도전했다. 특히 페네르바체에서는 극성맞은 팬들을 조용하게 만드는 수비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나폴리에서도 정상급 중앙 수비수로 거듭났다.

그는 "세리에A에 오고 매 경기 힘들고 버거웠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지 고민도 많았다. 늘 치열하게 경기하고 있다"라며 월드컵에서도 상대의 이름값에 눌리지 않고 하던 그대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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