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미세먼지는 한국산”…中언론 우리 탓 말라 딴지

매일경제 조성신
원문보기

“미세먼지는 한국산”…中언론 우리 탓 말라 딴지

서울맑음 / -3.9 °
지난 10일 인왕산에서 내려다본 서울시내가 미세먼지와 안개로 뿌옇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인왕산에서 내려다본 서울시내가 미세먼지와 안개로 뿌옇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가 중국으로부터 기인했다는 주장은 중단돼야 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동안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다량 발생할 경우 편서풍을 타고 한국으로 유입돼 줄곧 미세먼지와 관련한 논란이 양국 사이에 불거져왔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공산당의 입으로 평가 받는 인민일보 계열 환구망은 “미세먼지 책임을 남의 나라에 떠넘기는 일은 그만둘 때도 됐다. 한국 미세먼지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 중 절반 이상은 한국 국내에서 생산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매체는 지난 13일 한국의 한 매체가 ‘미세먼지, 과거에도 심했다고?’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기사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해 “중국발 스모그라는 표현은 한국이 자국의 미세먼지 문제를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하게 만드는 표현”이라고 애둘러 지적했다.

이같은 미세먼지 갈등과 관련해 현지 관영매체들은 경제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된 중국에서 미세먼지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고, 그로 인해 발생한 미세먼지가 대거 한국으로 넘어왔기 때문에 한국 대기질이 이전보다 심해졌다는 주장을 비판하는 모습이다.

환구망은 또 “일본이 갑자기 한국이 일본에게 미세먼지를 보낸다면서 공장 가동 중단을 요구하면 한국은 과연 동의할 수 있느냐”며 일부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해 반문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 기사를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중국의 기상 환경이 이전과 크게 달라졌는데도 한국인들은 여전히 중국 탓만 하고 있다”, “한국 매체들 중에 사실을 보도하는 매체와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매체를 구분해서 봐야 하는 걸 이번 기회에 알게됐다”, “중국의 미세먼지는 이미 옛 이야기가 됐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에너지 가격 치솟자 中 석탄 사용량 더 늘려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올 가을 들어 처음으로 서울에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가 발령됐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초미세먼지(지름 2.5μm 이하)가 시간당 평균 농도가 1㎥당 75㎍ 이상 2시간 지속되면 내려진다.

겨울철 난방을 시작하면 대기오염 물질이 많이 나온다. 중국에서 석탄 난방을 시작하면 여기서 나온 미세먼지가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들어온다. 올 겨울 중국 내 석탄 사용이 증가하면 우리나라 미세먼지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회복된 경제활동과 석탄 발전량이 늘면서 올 겨울 미세먼지 발생량이 더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자 중국 내 석탄 발전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2018년 이후 최근 5년 동안 화력 발전량을 계속 늘려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올해 중국은 상반기까지 화력발전으로 3285TW 전력을 생산했다. 지난해 총 화력 발전량(5770TW) 대비 절반을 훌쩍 넘긴 수치다.

화력발전에 쓰이는 화석연료는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이다. 지난해 기준 석탄 비중이 89%에 이른다. 석탄은 LNG보다 초미세먼지를 비롯한 각종 오염물질 배출량(동일 전력 생산량 기준)이 3배 이상으로 많다.

다만, 중국 석탄 발전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국내 미세먼지 상황이 무조건 나빠진다고는 말할 수 없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대기 순환이 원활하면 미세먼지가 발생해도 한반도 바깥으로 밀려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올 겨울철 미세먼지 고농도 발생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9일 전국 17개 시도 및 관계부처와 함께 ‘초미세먼지(PM2.5) 재난 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2019년 3월부터 미세먼지가 사회재난으로 지정된 데 따른 것으로 올해로 4번째 훈련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