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나선 윤 대통령, MB 연설 언급하며 “식량·에너지 보호주의 자제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식량·에너지 분야에서 과도한 보호주의를 자제”할 것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식량·에너지 안보’를 주제로 열린 G20 정상회의 제1세션 의제발언에서 “식량·에너지 분야 G20 공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세계시민의 자유와 국제사회의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2008년 G20 금융정상회의 당시 한국이 제안한 ‘무역과 투자 장벽의 동결’에 전 회원국이 동참했던 것을 언급했고, 글로벌 식량·에너지 가격 안정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수출·생산 조치가 없도록 G20 회원국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회의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선도발언에서 “보호무역주의는 또 다른 보호무역주의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며 무역과 투자에서 새로운 보호주의 장벽을 만들지 않는 ‘규제 동결(Stand-Still)’ 선언에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하던 당시 상황에서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경우 세계경제 침체는 심화하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신흥경제국들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취지였다.

윤 대통령은 이어 식량·에너지 분야의 녹색 전환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혁신적인 녹색기술의 개발과 공유에 G20 차원에서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스마트농업과 원자력 발전 활용, 재생에너지·수소 등 청정에너지 기술개발과 보급확대 등 한국의 노력을 소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식량·에너지 분야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공적개발원조(ODA) 의지 또한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약국가일수록 식량·에너지 위기에 더 큰 고통을 받는다며 “과거 식량 원조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낸 대한민국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쌀 원조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녹색 농업과 에너지 분야에서 쌓은 한국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해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전환도 돕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확고한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식량·에너지 위기를 해결하자’고 역설했다”고 전했다.

발리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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