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현지 시각 밤 11시대에 도착
짐 찾는 시간 오래 걸려 하염없는 대기
입국하는 팬들도 뒤섞여 혼잡 가중
한국 축구대표팀 김민재가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해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남녀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는 것을 로맨틱하게 묘사한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로맨틱 코미디계의 걸작이다. 14일 밤에서 15일 새벽(이하 현지시간)에 걸쳐 카타르 도하의 하마드 국제공항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유럽파 일부 선수들의 입국 과정과 이를 하염없이 기다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가히 ‘카타르의 잠 못 이루는 밤’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듯 하다.
취재진이 기다렸던 선수는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의 중추인 김민재(나폴리)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이재성(마인츠),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3명이었다. 원래대로라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이재성과 정우영은 14일 오후 11시 25분,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해서 온 김민재는 오후 11시30분에 도착하는 예정이었다. 짐을 찾는 과정까지 포함해도 자정을 조금 넘으면 입국장을 빠져나올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비행기가 도착한 뒤 짐이 빠져나오고 있다는 문구가 떴음에도 선수들은 한참 동안이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선수들의 입국 과정을 담으려는 취재진, 그리고 선수들을 빨리 숙소로 데려가 쉬게 하고픈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오매불망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비행기가 착륙한 직후 선수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은 협회 관계자가 “짐을 아직 찾지 못해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고 답을 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카타르에 도착하면 따로 마련된 라운지로 이동한다. 라운지에서 편하게 쉬고 있으면 직원들이 선수들의 짐을 찾아 가져다 주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그 짐이 안와 선수들도 라운지에서 지칠 정도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들보다 앞서 입국한 황인범(올림피아코스)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멕시코 팬들이 15일(현지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일행을 찾고 있다. 도하 | 윤은용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결국 선수들이 입국장으로 나온 시간은 오전 1시경이었다. 김민재가 먼저 나왔고 그 뒤를 이재성과 정우영이 따랐다. 오랜 비행시간, 그리고 긴 기다림에 조금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럼에도 밝은 표정을 지었다. 취재진으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김민재는 현지 직원들의 에스코트 속에 빠르게 이동해 준비된 차에 탑승한 뒤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이재성과 정우영이 각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까지하면서 다소 여유를 보이며 차에 올라탔다. 이들이 올라타자마자 차는 그대로 출발해 대표팀 숙소인 르메르디앙 호텔로 이동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다가올수록, 공항은 늦은 시간까지 붐빈다. 카타르 인구가 300만 명이 채 안되는데, 이번 월드컵 기간에만 약 100만 명이 카타르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선수들이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선수들이 빠져나간 뒤에도 지켜보니 월드컵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늦은 시간에도 줄을 이어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멕시코, 세네갈, 스위스 등 나라도 다양했다. 아무래도 카타르의 잠 못 이루는 밤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도하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 백래시의 소음에서 ‘반 걸음’ 여성들의 이야기 공간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