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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인터풋볼 'Inter뷰'

[Inter뷰] 대표팀 감독이 꿈인 박동혁이 남은 이유는?..."충남아산을 위해서"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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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동훈 기자(왕십리)] "타팀에서 제의가 온 건 사실이나 세워둔 목표를 이루면서 충남아산을 발전시키고 싶었어요."

박동혁 감독은 선수 시절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등 굵직한 팀에서 뛰었다. 감바 오사카, 가시와 레이솔에서 활약하며 J리그 무대도 경험했고 다롄 스더를 거쳐 울산으로 돌아와 축구화를 벗었다. A대표팀에서 18경기를 뛸 정도로 기량이 뛰어났다. 화려한 선수 생활을 마친 박동혁 감독은 친정 출산의 스카우트로 근무했다. 이후 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충남아산과는 2017년 연을 맺었다. 당시 경찰팀이던 아산 무궁화 코치로 부임해 송선호 감독을 보좌했다. 2018년에 감독으로 선임됐다. 1979년생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어린 나이에 감독이 된 것이다. 2018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K리그2 감독상까지 받았다. 최고의 성적을 냈지만 해제 문제로 어려움 속에 있었다. 다행히 충남아산으로 재창단이 됐고 감독 생활을 이어갔다.

시민구단이 된 충남아산 감독 3년차다. 첫 시즌은 10위였는데 지난 시즌은 8위였고 올해는 6위에 올랐다. 아쉽게 플레이오프를 놓쳤으나 충남아산의 지원 수준을 생각하면 엄청난 성과였다.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돼 다른 팀으로 갈 게 유력했다. 이미 박동혁 감독을 원하는 팀들이 수두룩하다는 설이 많았다.

박동혁 감독은 의외의 선택을 했다. 충남아산과 2년 재계약을 체결하며 이순신종합운동장에 남았다. 박동혁 감독 선택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프로 감독 5년차이나 아직도 나이가 어린 박동혁 감독이 어떤 비전과 계획 속에서 충남아산에 남았는지 주목됐다. '인터풋볼'은 왕십리 한 카페에서 박동혁 감독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하 박동혁 감독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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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충남아산과 2년 재계약을 택했다.

고민이 많았다. "한번 쉴까?"라는 고민도 했다. 여러 고민들이 많을 때 다른 팀들이 제안을 보냈다. 그래도 충남아산에서 생각해둔 목표를 이루고 나가야지 당당할 거라고 생각했다. 어려울 때 선수한테 부탁을 해서 모은 선수들인데 나만 살겠다고 나간다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충남아산이 잘 발전하고 있으니까 지금 이 기회에 내 역할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게 남은 이유다.

(발전의 의미는?) 개인적인 발전, 팀적인 발전 다 의미한다. 내가 남으면 충남아산이 환경적으로, 예산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고 느꼈다. 나 스스로도 성장 가능한 시간이 분명히 주어진 것 같았다. 구단의 행정적인 부분에도 더 도움을 주고 싶다. 선수단이 잘 먹고 잘 운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길 원한다. 그게 나의 역할이라고 느낀다. 충남아산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시즌 최종전에서 눈물을 글썽거렸는데 작별의 의미로 해석한 이들이 많았다.

울지 않았다. 즉흥적으로 경기장에 모여 구성원들 다같이 인사를 건넸고 고생했고 고맙다고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감정이 조금 올라왔을 뿐 울진 않았다. 선수들이 헹가래를 해줬는데 플레이오프에 못 올라갔어도 해피엔딩이라고 느꼈다. 정말 재밌는 시즌이었고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 벌써 충남아산에서(아산 무궁화 포함) 5년을 보냈다. 5년 전과 차이를 느끼는지.

처음 시민구단으로 창단됐을 때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다. 선수단 규모, 예산은 물론이고 운동하고 쉴 공간까지 없었다. 1년, 1년 지나면서 조금씩 좋아졌다. 더 수준 높은 선수들이 모였다. 더욱더 좋은 경기들을 하며 팀이 더 단단해졌다. 올 시즌을 치르면서 그런 걸 특히 많이 느꼈다.

향후 행보가 더 중요하다. 지금 선수들을 지키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유강현, 김인균 같은 선수들을 배출하고 보유해야 한다. 두 선수 같이 임팩트가 확실한 이들을 영입해야 한다. 그래야 충남아산 팬들도, 시민들도, 일반 대중들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 감독 생활을 하며 가장 많이 배운 건 어떤 것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감독을 시작했다. 매년 새로운 걸 배우는데 가장 큰 건 경기 흐름이다. 어느 시점에 승부수를 띄워야 할지, 어느 경기에서 비기는 쪽으로 방향을 틀지 등이 예시다. 처음엔 실점을 하면 "아 무조건 이겨야겠다!"고 하면서 급하게 경기를 했는데 이젠 시간과 타이밍을 보면서 판단을 한다. 이런 게 감독으로서 쌓은 경험이다.

(엄청난 강점이다) 맞다. 빨리 시작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빨리 느끼고 배운 것들이 분명히 더 많다. 더 경험을 얻으면 '능구렁이'가 될 듯하다. 흔히 나이가 있으신 감독들을 능구렁이라고 부르는데 비교적 젊은 나도 능구렁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능구렁이이자 여우 같은 감독이 되고 싶다.

- 최원권 감독이 대구FC 감독이 되며 최연소 사령탑이 깨졌다.

꼬리표를 떼서 좋다. '최연소'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데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느꼈다. 감독 치고 젊고 어려서, 다른 관계자들, 미디어가 조금은 낮게 보는 경향도 있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K리그2에 나보다 경기 수가 많은 감독은 없다. 인식을 차근차근 바꿔가고 있었는데 최원권 감독이 부임하면서 완전히 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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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 특히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재창단 수준의 팀을 가지고 좋은 경기력, 성적을 내는데 있다. 비결을 뽑자면?

선수 은퇴 후 울산에서 스카우트 경력을 쌓았다. 스카우트를 하며 선수 기량 판단 능력을 쌓았다. 그래서 더 좋은 판단을 해왔던 것 같다. K리그2에 오래 있으면서 리그에 맞는, 또 내 팀에 맞는 선수들을 구별할 수 있는 변별력도 생겼다.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준 것도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앞서 이야기한 유강현, 김인균은 솔직히 말하면 무명의 선수였다. 그 선수들을 유명 선수들도 키워냈다.

자부심을 느낀다. 어려운 환경에서 뛰며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이 우리 팀에 와서 굉장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스카우트 팀이 따로 없어 내가 보고 선택해서 영입해 키워냈다. 그래서 더 뿌듯하다. 김인균이 영플레이어상, 유강현이 득점왕과 베스트 일레븐을 수상했다. 이제 남은 건 시즌 MVP인데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

- 지난 시즌엔 8위를 하고도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올해는 6위를 했는데 못 올랐다.

정말 아쉽지 않다. 다른 팀들이 워낙 잘했다. K리그2에 코치 포함 6년 정도 있는데 시즌이 지날수록 계속 어려워진다. 빡빡해지고 예측할 수 없다. 올해가 특히 정말 심했다. 평준화되는 느낌이다. K리그1 팀들한테 경고하는데 진짜 이제 더더욱 K리그2로 떨어지면 올라가기 어려울 것이다. 죽음의 늪이라고 표현하겠다.

- 감독 박동혁의 미래를 예상한다면?

더 잘해서 더 좋은 팀으로 가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원하는 곳을 가려면 지금 더 준비를 잘해야 한다. 그래야 하는 시기다. 최종 목표는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그 길을 가기 위해선 내 노하우를 만들어야 하고 감독으로서 계획도 있어야 한다. 다 준비가 되어 있어야지 대표팀 감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을 시작할 때부터 목표였나?) 당연하다. 모든 지도자들을 감독 꿈을 시작할 때 대표팀 감독을 목표로 한다. 다른 목표가 있다면, 내가 몸 담았던 팀들에서 다 감독을 해보고 싶다. 전북 현대, 울산 현대, 가시와 레이솔, 감바 오사카인데 다 빅클럽들이라 목표점을 다 낮춰서 절반 정도만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목표를 이루면 딱 그만둘 계획이다.

자신감은 있는데 현실로 가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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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충남아산, 한국프로축구연맹

박동혁 감독 인터뷰는 2편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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