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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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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대상·상금왕 석권 김영수 "포기하지 않은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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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우승 트로피를 든 김영수.
[K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주니어 시절 적수가 없던 '천재'였지만 10년이 넘는 세월 무명 신세를 겪은 끝에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1인자로 우뚝 선 김영수(33)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13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한 김영수는 상금왕과 제네시스 대상을 한꺼번에 손에 넣었다.

주니어 시절에 주요 아마추어 대회를 모조리 우승했던 그는 2011년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잊혀졌다.

그러나 그는 코리안투어 107번째 출전 대회였던 지난달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거뒀고 한 달 만에 두 번째 우승으로 다승 공동 1위(2승)를 포함해 3관왕에 올랐다.

김영수는 "최종전에서 우승을 거두고 대상과 상금왕까지 얻게 돼 기쁘다.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다. 지금까지 참고 기다려왔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주니어 시절 성공으로 조급하기도 했다"는 그는 "몸도 많이 아프고 성적도 안 나와서 연습도 하지 않았다. 골프를 그만둘까도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김영수는 2011년 프로에 데뷔했을 때부터 척추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 증세로 고생했다.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고, 양말도 심기 힘들었다"는 그는 2012년에 군에 입대했다.

신체검사에서 6개월 뒤 재검을 받으라는 판정을 내려졌지만, 6개월을 허송세월하기가 싫어서 자원해서 해군에 입대해 간판병으로 복무했다.

제대한 뒤 죽어라 연습에 매달렸지만 골프는 나아지지 않았고, 허리도 여전히 아팠다.

김영수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이종욱 코치와 포수 양의지의 도움으로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공개했다.

함께 운동하면서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허리 통증을 관리하게 된 그는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고 (샷) 연습은 오히려 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었던 무엇보다 "포기하지 말자"는 다짐이었다.

김영수는 "골프를 너무 좋아한다. 골프를 그만두면 너무 허망할 것 같았다.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버티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니어 때 잘 나갔지만 프로 선수가 되어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후배들에게도 "포기하지 말고 버티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음가짐을 달리 먹은 것도 올해 화려하게 날아오른 비결이라고 그는 밝혔다.

"예전에는 불안한 마음뿐이었다"는 김영수는 "올해부터는 골프는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고 여기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하루 이틀 골프 할 것도 아니고, 오늘 못 한다고 큰일 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마음을 그렇게 먹고 나니 대회 때 압박감이나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최종전 최종 라운드에서도 김영수는 "(한)승수 형이 워낙 잘 쳐서 따라가자고만 생각했다. 추격해서 우승하고 싶기는 했지만, 우승 못 해도 대상은 내 몫이 될 것이라서"라고 큰 압박감 없이 치렀다고 설명했다.

16번 홀(파5)에서 한승수가 1타차로 추격하는 버디를 잡았을 때 박수를 친 것도 "멋진 경기를 해보자"는 마음에서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상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내년 DP 월드 투어 출전권이 반갑다는 김영수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 등 더 큰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에 초청 선수로 출전했던 그는 "거기 선수들이 너무 잘 치더라.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깨달았고, 단 1경기만으로도 엄청 성장한 걸 느꼈다"면서 "이번에 시드 5년을 보장받았으니 여유 있게 해외 무대를 경험해보겠다"고 말했다.

"솔직히 큰 꿈은 당장 없다"는 김영수는 "한국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는데 이번에 어느 정도 이뤘다. 잠깐이 아니라 꾸준히 최고 선수가 되고 싶다"고 소망도 곁들였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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