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툴롱항에 입항하는 난민 구조선 오션 바이킹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지중해를 표류하던 유럽행 이주민들을 구조한 민간 구호단체의 난민 구조선 '오션 바이킹'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 툴롱에 입항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해상 구호단체 SOS 메디테라네가 임대해 운용 중인 이 선박에는 지난달 지중해 중부에서 구조한 약 230명의 유럽행 이주민이 타고 있었다.
당초 오션 바이킹은 이들을 이탈리아에 내려놓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탈리아와 몰타가 잇따라 입항을 불허하면서 3주 가까이 시칠리아 인근 해상에 머무르다가 프랑스가 입항을 허용하면서 방향을 틀었다.
프랑스 당국은 오전 8시 50분께 입항한 이 선박에 탄 이민자 전원에 대해 선별작업 없이 하선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우 성향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불법 이민자에 대한 강경대응에 나선 이탈리아가 난민 구조선에 탄 이주민들을 선별해 일부만 하선시켜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비난을 사는 상황을 의식한 조처로 보인다.
프랑스가 난민 구조선의 자국 입항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하선한 이민자들은 대기구역에 수용된 채 난민 신청 절차를 기다리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외교분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였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탈리아가 오션 바이킹의 구조요청을 무시한 건 "부끄러운 일"이고 "이기적"이라고 공개 비난했다.
마테오 피안테도시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직후 낸 성명에서 "이탈리아는 올해에만 이주민 9만명을 수용했다. 프랑스가 데려간 건 234명뿐"이라고 맞받아쳤다.
일각에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신임 총리가 오션 바이킹내 이민자 수용과 관련해 프랑스 정부와 물밑 대화·합의한 사항을 상호 동의 없이 성급하게 발표한 것이 갈등을 더욱 키웠다는 해석도 나온다.
프랑스에서도 난민 문제는 민감한 이슈여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데, 마치 외교전에서 승리한 것처럼 선전하면서 프랑스 정부 역시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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