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아세안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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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전용기에서 <문화방송>(MBC) 취재진 탑승을 배제하면서 파문이 일었지만 여당에서는 막말을 동원해 <문화방송>을 공격하거나 과거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를 거론하며 물타기하는 발언들이 잇따랐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엠비시 그거는 방송인가”라며 “그거는 방송 자격조차 없다, 요즘 하는 것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성제 사장과 그 보도진, 보도 간부들이 계속해서 유지되는 한 문화방송은 해체되는 것이 맞다”며 “방송의 자격이 없다. 가짜뉴스를 마구 생산해대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문화방송>을 “그거”라고 칭하며 해체론까지 거론한 것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대중 정권에서 김 대통령이 주도해서 그때 당시에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를 했다고 해서 차에 안 태운 게 아니고 사주들을 다 세무조사를 해서 다 교도소에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실의 조처를 두고 “외국에 가서 외교 활동을 하는데 취재만 해서 제대로 보도해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는데, 국익에 반하는 또는 공정성에 반하는 보도를 해왔기 때문에 1차 한 번 경고한다, 이런 의미”라며 “(윤석열 정부가 김대중 정부처럼) 언론사 세무조사 따로 선별해서 해서 교도소 보낸 적이 있느냐”라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2월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시작된 언론사 탈세 사건은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같은해 8월 검찰은 방상훈 조선일보사 사장, 김병관 동아일보사 명예회장, 조희준 국민일보사 회장 등을 구속했다. 회삿돈을 빼내 사주 일가의 증자대금이나 생활비로 사용하고 법인세·증여세를 포탈하는 등 족벌언론의 비리가 속속들이 드러난 것이다. 이들은 구속 2개월 만에 줄줄이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대법원에서 모두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김 전 최고위원이 족벌언론사의 비리 수사를 윤 대통령의 언론 통제와 견준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시비에스>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두고 “저는 이것은 경고성 조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다만 “알 권리가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었는가 그런 판단에 따른 그런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문화방송 내에서도 보도 윤리상으로 문제는 없었는지 한 번 점검을 해보는 그런 계기가 되는 좋은 영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의 이런 조처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는 뜻을 조심스레 내비치면서 <문화방송>도 동시에 비판한 것이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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