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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탈레반 정권, 여성 교육·취업에 이어 공원 출입마저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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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자자이 공원. 관람차가 있는 명소로 카불시민들이 나들이 장소로 찾는 곳이다./유엔아프간지원단(UN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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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여성들의 교육과 취업 등을 금지한 데 이어 공원과 체육관 방문마저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아케프 모하제르 아프간 권선징악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지난 7일부터 여성의 공원과 유원지, 체육관 이용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모하제르 대변인은 “대부분의 공원에서 남녀가 함께 있는 것이 목격됐고 불행히도 히잡을 쓴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결정을 내려야 했다. 여성에 한해 카불의 모든 공원과 체육관의 출입금지를 명령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아프간을 재점령한 후 여성 인권을 탄압해왔다. 여학생의 중·고등 교육을 금지하고 여성의 취업을 학교와 병원 등 소수 기관으로 제한했다. 공공장소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쓰도록 강제했다. 등교와 취직이 거의 금지된 상황에서 공원과 체육관은 아프간 여성들이 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야외 장소 중 하나였다.

아프간 권선징악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성별 분리 규정에 따라 여성은 지금까지 매주 일, 월, 화 등 3일 동안 공원을 방문할 수 있으며 나머지 4일 간은 남성이 방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남성 친척을 동반하더라도 여성은 공원에 갈 수 없게 됐다. 어머니가 어린아이를 데리고 공원에 가는 것도 금지된다. 권선징악부는 여성들이 명령을 어기고 공원, 체육관을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설을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에서는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여성 트레이너는 AP통신에 “탈레반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남녀가 함께 트레이닝(훈련)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타밈(20)은 “나쁜 소식”이라며 “모든 사람은 심리적으로 즐겁게 지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20년 동안의 전쟁(미국의 아프간 점령 기간) 이후의 무슬림은 오락을 즐길 필요가 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카불에 기반을 둔 여성 인권운동가 소다바 나즈한다는 여성들은 직장과 학교에 가고 여행을 할 권리에 이어 공원과 체육관을 방문할 권리마저 빼앗겼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공원에 가는 것도 금지됐다. 너무 슬프고 불공평하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앨리슨 데이비안 유엔 아프간 여성 특별대표는 “이것은 탈레반이 공적 생활에서 여성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말살한 또 다른 예”라며 “우리는 탈레반이 여성과 소녀들의 모든 권리와 자유를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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