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비즈 언론사 이미지

“시중은행 문턱 높다”… 중·저신용자 인터넷은행으로 몰렸다

조선비즈 김수정 기자
원문보기

“시중은행 문턱 높다”… 중·저신용자 인터넷은행으로 몰렸다

서울맑음 / -3.9 °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하는 반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중·저신용자들이 인터넷은행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한 은행 가계대출 표지판. /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 가계대출 표지판. /연합뉴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잔액은 27조7142억원으로 한 달 새 2500억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가계대출 잔액은 10조1300억원으로 3500억원이 증가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10월 5일 기준 여신 잔액이 7조2000억원으로 6월 말 여신(4조2940억원)과 비교하면 67.7% 늘어났다.

반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10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693조6475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4354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은 늘었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신용대출과 전세대출이 감소한 탓이다.

전체 은행권의 가계대출 역시 감소하는 추세다. 10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8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000억원 줄어들었다. 10월에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역대 처음이다. 주택담보대출이 1조3000억원이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9000억원 줄어들었다. 기타대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은 중·저신용자의 대출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 위주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금리 역시 동일한 신용등급 내에서는 시중은행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비율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5일 기준 토스뱅크 대출 고객 중 중·저신용자 비중은 39.0%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23.9%와 비교하면 15.1%가량 증가했다. 케이뱅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9월 말 기준 24.7%로 작년 말보다 8.1%포인트(p) 높아졌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대출 대출 비중이 전년 말 17%에서 9월 말 23.2%까지 6%p 이상 상승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고금리 차주가 늘고 있다는 것은 인터넷은행 입장에서 이자 수익이 늘어나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실 차주 우려로 리스크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여신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건전성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 연체율은 지난해 말 0.22%에서 올해 3분기 0.36%로 0.14%p 상승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0.41%였던 연체율은 3분기 0.67%로 0.26%p 급등했다.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평균 연체율 0.24%(8월 기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악화됐다.

금융계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이 급증하면서 연 10% 이상 고금리 차주 비율도 20%를 넘기고 있다”며 “인터넷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실 차주가 늘어나면 인터넷은행의 부실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