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MSF)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 ‘지오 바렌츠’가 지난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카타니아 항구에 임시 정박한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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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국제구호단체 난민 구조선에서 난민들을 선별해 하선을 허용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가 대신 도움을 줄 것이라 밝히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ANSA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이날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인근 해역에 머물고 있던 ‘오션 바이킹’호에 마르세유 항구를 개방할 것이라 밝혔다. 실제로 ‘오션 바이킹’호는 프랑스 방향으로 항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구조선은 10일 프랑스 코르시카섬 인근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프랑스 해상 구호단체 SOS 메디테라네가 임대한 난민 구조선인 ‘오션 바이킹’호는 지중해 중부에서 난민 234명을 구조했지만, 인근국인 이탈리아와 몰타가 입항을 거부해 3주 가까이 표류 중이었다.
프랑스 내무부 관계자는 “‘오션 바이킹’호 탑승자는 선별 작업 없이 전원 하선할 것”이라며 “모든 이주민에게 망명 신청 자격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앞서 다른 난민 구조선들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선별 작업을 시행해 일부만 하선을 허용한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국제구호단체 소속 난민 구조선 4척의 입항을 거부하다 지난 6일 2척에 대해 시칠리아섬 카타니아 항구 임시 정박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운영하는 ‘지오 바렌츠’와 독일 구호단체 ‘SOS 휴머니티’ 소속의 ‘휴머니티 1’호에 타고 있던 난민 중 일부가 배에서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어린이와 부상자 등 “취약한 상태”에 놓인 이들을 제외하고 두 선박에 있는 나머지 난민 약 250명은 건강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며 하선을 불허한 뒤 출항을 명령했다.
구호단체들은 선별 하선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항구를 떠나지 않으면 5만 유로(약 70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며 맞섰다.
하선을 거부당한 난민 중에선 견디다 못해 바다로 뛰어드는 사례까지 나왔다. 지난 7일 ‘지오 바렌츠’호에선 난민 3명이 바다로 몸을 던졌고, 갑판에서 이를 지켜본 이들은 “우리를 도와달라”며 절규했다. 3명은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 구조됐으나 2명은 배에 돌아가지 않겠다며 버텼다. 나머지 1명은 39도의 고열에 시달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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