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역대 최고 영업이익 불구 환손실에 순이익은 줄어
반도체·車·조선·배터리, 고환율 수혜…"장기화시 좋을 건 없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2.10.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서울=뉴스1) 이장호 노우리 김민성 구교운 기자 =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는 이른바 '킹달러' 현상이 3분기 내내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기아 등 달러로 수입을 올리는 수출 기업들은 달러 강세로 전 분기 대비 수천억원대 환차익을 본 반면 항공사 등 달러로 지출을 해야 하는 기업들은 대규모 환손실로 대규모 감익 요인이 발생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완전자본잠식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킹달러' 수혜를 본 기업들도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투자 위축, 글로벌 경기침체 등에 따라 고환율 현상이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車·배터리·조선, '킹달러' 수혜
고환율 효과를 본 대표 기업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 등 수출 기업들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달러 강세로 전 분기 대비 1조원 가량 영업이익을 늘리는 효과를 냈다. 고환율 수혜는 주로 반도체 사업에서 발생한다. 사업 구조상 글로벌 세트 업체에게 제품을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형태로 공급한다는 점에서 달러 매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얼어붙으면서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8520억원으로 전년 동기(15조8200억원) 대비 31.39% 급감했다.
수출 비중이 약 80%에 달하는 현대차와 기아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40억원, 7600억원의 환차익을 봤다. 1조원이 넘는 세타2 GDI 엔진 품질 관련 충당금을 쌓았지만 대규모 환차익이 반영되면서 현대차는 1조5518억원, 기아는 76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배터리업계도 대부분 환율 상승 효과를 누렸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삼성SDI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내는데 환율 상승도 한몫했다. LG엔솔은 3분기에 매출 7조6482억원, 영업이익 5219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다. 삼성SDI도 매출 5조3679억원, 영업이익 56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조선업계의 경우 3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이지만 달러·원 환율 급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조선해양은 3분기에 매출 4조2644억원, 영업이익 1888억원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이후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987억원 환이익이 발생했고 현대중공업 340억원, 현대미포조선 256억원, 현대삼호중공업 391억원"이라며 "환 헤지 비율을 분기별로 차차 높여가고 있어 환에 대한 민감도는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3분기 영업손실은 1679억원이었는데, 직전 분기 영업손실(2558억원)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2.9.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역대 최고 실적 대한항공, 순익은 오히려 낮아…철강업계도 '울상'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6684억원, 839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킹달러'로 환손실 규모가 커져 순손익은 오히려 1, 2분기에 비해 적었다.
대한항공은 고유가로 인한 연료비 지출이 지난 분기보다 약 1500억원 늘었지만 회복세에 있는 여객 사업과 화물 사업의 지속적인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치솟은 달러·원 환율로 외화환차손 규모는 지난 2분기보다 더욱 커졌다. 3분기 외화환차손은 3998억원을 기록해 지난 2분기 1940억원의 두 배로 늘었다. 영업이익에서 영업외 손익과 법인세를 뺀 분기 순이익은 3분기 43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 5439억원과 2분기 4504억원보다 낮은 액수다.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대한항공은 약 350억원의 외환 손실을 보는 구조다.
실적 발표를 앞둔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우 고환율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달러·원 환율 급등에 따른 대규모 외환손실로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처할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6월말 기준 자본총계가 2046억원이다. 지난 2분기 13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서도 영업외 손실 3878억원이 반영되면서 21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었다.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적자를 낸 LCC들도 여객 사업 회복에 힘입어 적자 폭을 대폭 줄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고환율에 따른 대규모 환차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철강업계도 철강 수요 부진과 고환율로 인한 비용 증가로 울상을 짓고 있다.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 제철용 연료탄 등의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고환율의 장기화는 비용 급증으로 이어진다.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21조1550억원, 영업이익 9200억원을 기록했다. 포항제철소 침수피해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1% 급감한 수준이다. 현대제철 3분기 영업이익도 3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9% 감소했다.
5일 부산 남구 용당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적재되어 있다 2022.7.5/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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