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첫번째 아이' 정아 역
박하선/더쿱디스트리뷰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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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박하선은 결혼, 출산 이후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스타 중 한명으로 꼽힌다. 여성들의 일과 결혼, 출산, 육아 등의 문제를 녹여냈던 주연작 tvN '산후조리원'과 카카오TV '며느라기' 시리즈가 성공을 거뒀고, 현재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과 MBN '원하는대로'에 출연하며 드라마 뿐만 아니라 라디오, 예능까지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결혼과 출산은 작품과 역할, 이미지를 좌우할 만큼 대부분의 여성 배우들에게 큰 고민거리가 되기도 한다. 지난 2017년 배우 류수영과 결혼해 연예계 대표 스타 부부로 주목받아온 박하선 역시도 "들어오는 작품도 사실 한정적이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가 하면, "일이 많이 줄어든 상태에서 선택했던 건 잘했던 일을 많이 해보는 거였다"는 본인만의 극복 방법도 털어놨다.
박하선의 '열일' 행보에서 돋보이는 작품은 오는 10일 개봉을 앞둔 '첫번째 아이'(감독 허정재)다. '첫번째 아이'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정아(박하선 분)가 직장과 가정에서 겪는 무수한 딜레마를 통해 우리 시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극 중 박하선은 첫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 휴직 후 1년만에 회사에 복직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힘든 상황에 놓인 정아 역을 연기했다.
박하선은 언론시사회 당시에도 동생의 죽음과 아이의 입원, 그리고 반려견과의 이별까지 힘들었던 시기에 찍은 작품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잠들면 이대로 안 깼으면 할 정도로 인생에서 힘들었을 때였다"며 "그 작품이 없었다면, 환기가 안 됐으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또 그는 "개인적으로 힘이 됐던 영화"라며 애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작품과 배우로서의 고민, 일의 원동력까지 박하선을 만나 궁금했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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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에 이어>
-극 중 정아의 상황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도 있었나.
▶극 중 정아가 한번 울컥한다. 남편에게 '나 바람 좀 쐬고 올게'라고 하는데 기어코 따라와서 말을 거니까 처절하게 운다. 그때 정아로서 모든 설움을 다 뱉은 것 같다. 저도 서러울 때가 있었어서 정아의 마음이 슬프고 공감이 됐다. 나도 엄마지만 처음이고 애를 키우면서 같이 큰다. '나도 그렇게 서러웠지' 하면서 연기했다. 극 중에서 남편과 이미 많이 싸운 상황이었고 말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느끼는 상황에서의 현실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도 남편과 아이가 어릴 때 많이 다퉜다.(웃음) 이제는 아이가 커서 다툴 일은 없다. 아이 앞에서는 우리가 창피해져서 이제 안 싸운다.(웃음) 남편은 아직 영화를 못 봤는데 작품을 보게 되면 저의 본 모습이 있다고 하지 않을까 한다.(웃음)
-일하는 여성이 처한 육아 현실에 대해 다루는 영화다. '돌봄'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도 담겨 있다.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나.
▶아직까지도 개선해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 저출산이 화두인데 이유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에서 비용도 문제이고, 저도 아이를 낳자마자 어린이집 등록을 했는데 대기가 너무 많다 보니 아이가 다섯살이 돼서야 연락이 왔다. 그 사이 돈을 내고 일반 유치원을 보냈다. 이런 부분에서 비용적으로 고민이 될 것도 같다. 저희 아이는 오후 5시에 유치원에서 끝나서 오는데, 일하는 여성분들은 빨리 퇴근해도 오후 7시다. 그 사이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모두 힘든 상황이다.
-'첫번째 아이'부터 '산후조리원' '며느라기'까지, 여성의 현실적인 문제를 담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이런 '공감'이 영향을 줬나.
▶아무래도 영향이 없진 않은 것 같고, 공감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꼭 그것 때문에 하는 건 아니다. 들어오는 작품도 사실 한정적이기도 하다. 어떨 때는 '며느라기' 같은 작품은 제가 재밌게 보기도 해서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솔직히 이미지 고착화는 상관 없고, 그런 이미지의 대표가 돼도 좋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그런 이미를 깨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여성 위주로 보이는 작품을 하면서 안티 아닌 안티도 생기더라. 왜 자꾸 그런 작품만 하냐고 하더라. 하지만 남녀는 서로가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 이런 부분에 대해 오해를 푸셨으면 좋겠다. 저는 '진짜 사나이'도 다녀왔다. 저는 (남자인) 남편과도 살고 있고, 우리 아버지도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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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와 회사 후배인 지현의 관계가 미묘하게 보이기도 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둘의 관계가 어떻게 보이길 바랐나.
▶사실 저도 주변에서 '비혼주의'라는 말을 들으면 '너 현명하다'고 한다.(웃음) 그런데 그 장면을 찍을 때는 기분이 나쁘더라. 제가 정아라는 역할로 있어서 그런 것도 같고, 무엇보다 (공)성하씨가 연기를 참 잘했다. 정아가 아이를 낳은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그런 말을 하니까 '일부러 건드리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들고 욱하게 되더라. 지현에 대해 '내 자리를 노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 정말 현실에 있는 20대 친구처럼 연기를 잘하길래 놀랐다. 실제로는 성하씨와 한번씩 볼만큼 사이가 너무 좋다.(웃음) 연기를 너무 잘하고 진짜 똑똑하다. 단순히 둘을 라이벌 구도가 아니라 상사와 직원의 관계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성하씨 덕분에 다양하게 보이지 않았나 한다.
-정아처럼 출산하고 일을 시작할 때가 기억나나. 배우로 다시 복귀했을 때는 어땠나.
▶그냥 너무 좋았다. 사실 20대 때는 일을 쉬어본 적이 없었다. 그땐 어렸을 때라 일이 많이 들어왔다. 요즘 20대 배우들을 보면 부럽다.(웃음) 저때 잘 해야 할텐데, 저때 잘 닦아 놔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걱정하기도 한다. 그때는 새벽에 나갈 때 너무 힘들었는데 애를 2년 키우고 나왔을 때는 새벽 공기가 참 다르더라. 아이 우유 먹일 때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일할 때는 안 힘들었다. 일에 대한 고마움을 아이가 알게 해준 것 같다. 후배들이 '언니 아기 두고 와서 괜찮아요?'라고 하면 '괜찮아!'라면서 즐겁게 했다.
-정아는 직장에서의 입지나 커리어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기도 하다. 배우로서도 공감한 부분이 있었나.
▶외국은 배우가 임신해도 드라마에 나오더라. 한국은 임신과 동시에 일이 줄어들고 안 들어온다. 일상이 너무 달라졌었고, 일이 많이 줄어든 상태에서 선택했던 건 잘했던 일을 많이 해보는 거였다. 지금 회사 이전에 14년동안 같은 회사에 있었다. 그 회사에서 많이 아껴주셔서 일을 가려주셨는데 이후에 회사도 바뀌고 이것저것 한번 해볼까 했다. 제가 도자기에 대한 취미가 있다. 예전에는 그런 행사가 들어오면 안 했는데 기회가 와서 하게 됐다. 다큐멘터리도 나가보니 내레이션도 들어오고 파생이 되면서 '산후조리원' '며느라기'까지 한번에 몰려오고 터지더라. 그렇게 잘 극복한 것 같다. 이미지 고착화에 대해서도 걱정해주시는데 저도 물론 다른 걸 해보고 싶을 때도 있다. 한번 잘 되면 그런 걸 위주로 들어오기도 하지만 안 가리고 하고 있다. 커리어는 우선 그렇게 극복을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N인터뷰】③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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