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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이탈리아, 난민선 내 어린이·여성 등 140명 하선 허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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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명 넘는 성인 남성은 하선 불허…또다른 구조선 1척에도 임시정박 안내

연합뉴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카타니아 항구에서 이주민 건강 검진을 준비 중인 경찰 및 적십자 직원들
[EPA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대규모 이주민을 태운 채 시칠리아섬 인근 해상에 발이 묶인 구조선 4척 가운데 1척에서 어린이와 여성, 부상자 등 140명의 하선을 허용했다고 AP·dpa 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구호단체인 SOS 휴머니티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 '휴머니티 1'에 타고 있던 이주민 179명 가운데 140명이 전날 밤부터 이날까지 시칠리아섬 카타니아 항구에 내렸다.

어린이와 여성이 우선 하선했고 부상한 성인 남성도 일부 구조선에서 내렸다고 SOS 휴머니티 측이 전했다. 35명이 넘는 성인 남성들은 건강 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하선이 허용되지 않은 채 배에 머물고 있다.

현재 시칠리아섬 인근 해상에는 SOS 휴머니티 등 비정부기구(NGO)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 4척이 이탈리아 정부에 입항을 요청하고 있다. 모두 독일과 노르웨이에 등록된 구조선들이다.

이들은 지중해 중부에서 보트를 타고 표류하던 이주민 총 1천75명을 구조했으나 이탈리아와 몰타가 모두 입항을 거부해 길게는 2주 가까이 바다에 발이 묶여 있다.

이탈리아는 이 선박들 가운데 휴머니티 1에 대해 임시 정박을 허용하고 배에 머물던 이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이탈리아는 이번에 휴머니티 1에 탄 어린이 등 140명의 하선을 허용한 것은 인도적 차원이며 나머지는 구조선이 등록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노르웨이 구조선인 지오 바렌츠에 대해서도 카타니아 항구에 임시 정박해 휴머니티 1과 동일한 방식의 건강 진단을 받을 것을 이날 요청했다. 현재 지오 바렌츠에는 이주민 572명이 타고 있다.

독일·노르웨이 정부는 난민 구조선과 가장 가까운 이탈리아 정부가 구조된 이주민 수용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탈리아가 난민 구조선을 받아들이면 이주민을 나눠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분배 비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탈리아가 난민을 포함한 이주민 수용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새로 집권한 극우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정책 노선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멜로니 총리는 NGO 난민 구조선이 지중해를 수시로 오가며 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로 불법 이주민을 실어나르는 '셔틀버스' 역할을 한다면서 인도적 사안이 아닌 이상 구조선 입항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구호단체 측과 일부 이탈리아 국회의원들은 멜로니 정부가 즉각적으로 이주민들을 전원 받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시간 선박 내에서 매우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는 이주민들은 일부가 아니라 모두가 취약한 상태에 있으며 일부만 선별하는 것은 인도적 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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