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카타니아 항구에서 이주민 건강 검진을 준비 중인 경찰 및 적십자 직원들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대규모 이주민을 태운 채 시칠리아섬 인근 해상에 발이 묶인 구조선 4척 가운데 1척에서 어린이와 여성, 부상자 등 140명의 하선을 허용했다고 dpa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구호단체인 SOS 휴머니티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 '휴머니티 1'에 타고 있던 이주민 179명 가운데 140명이 전날 밤부터 이날까지 시칠리아섬 카타니아 항구에 내렸다.
어린이와 여성이 우선 하선했고 부상한 성인 남성도 일부 구조선에서 내렸다고 SOS 휴머니티 측이 전했다. 성인 남성들은 대체로 배에 머물고 있으며 일부는 하선 필요성을 따져보기 위해 의료 검진을 받고 있다.
현재 시칠리아섬 인근 해상에는 SOS 휴머니티 등 비정부기구(NGO)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 4척이 이탈리아 정부에 입항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지중해 중부에서 보트를 타고 표류하던 이주민 총 1천75명을 구조했으나 이탈리아와 몰타가 모두 입항을 거부해 길게는 2주 가까이 바다에 발이 묶여 있다.
이탈리아는 이 선박들 가운데 휴머니티 1에 대해 임시 정박을 허용하고 배에 머물던 이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이탈리아는 이번에 휴머니티 1에 탄 어린이 등 140명의 하선을 허용한 것은 인도적 차원이며 나머지는 구조선이 등록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시칠리아섬 인근 해상에 있는 4척의 구조선은 독일과 노르웨이에 등록된 배들이다.
독일·노르웨이 정부는 난민 구조선과 가장 가까운 이탈리아 정부가 구조된 이주민 수용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탈리아가 난민 구조선을 받아들이면 이주민을 나눠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분배 비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탈리아가 난민을 포함한 이주민 수용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새로 집권한 극우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정책 노선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멜로니 총리는 NGO 난민 구조선이 지중해를 수시로 오가며 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로 불법 이주민을 실어나르는 '셔틀버스' 역할을 한다면서 인도적 사안이 아닌 이상 구조선 입항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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