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장관 "건강 검진 마무리되면 이탈리아 영해 떠나야"
난민 구조선 '오션 바이킹'호에 탑승할 준비하는 이주민들 |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2주 가까이 난민 구조선에 입항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이탈리아가 승선자들의 건강 상태 체크를 위해 임시 정박을 허용하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비정부기구(NGO) 난민 구조선인 '휴머니티 1'과 '리틀 라이즈 어버브'가 전날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카타니아, 시라쿠사 항구 근처로 접근해 입항을 요청했다.
이들은 "악천후로 인해 바다에 더 머물기 어렵다"며 "안전한 항구가 즉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현재 시칠리아섬 인근 해상에는 NGO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 4척이 이탈리아 정부에 입항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지중해 중부에서 보트를 타고 표류하던 이주민 총 1천75명을 구조했으나 이탈리아와 몰타가 모두 입항을 거부해 길게는 2주 가까이 바다에 발이 묶여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휴머니티 1'에 대해 임시 정박을 허용하고 이 배에 탄 이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기로 했다.
마테오 피안테도시 내무장관은 "우리는 인도주의적인 필요를 존중한다"면서도 "임산부, 어린이, 발열 증세가 있는 사람 등 건강상의 이유로 하선이 필요한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배 안에 있어야 하며, 건강 검진이 마무리되면 이탈리아 영해를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머니티 1'에 탄 이주민 179명 가운데 100명 이상이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로 알려졌다.
피안테도시 장관은 이주민 95명을 구조한 '리틀 라이즈 어버브'에 대해서는 "배 안에서 폭동이 벌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건강 검진을 위해 임시 정박을 허용하는 것이라며 입항 허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 구조선 4척이 모두 독일·노르웨이 선적인 만큼 독일·노르웨이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노르웨이 정부는 난민 구조선과 가장 가까운 이탈리아 정부가 구조된 이주민 수용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탈리아가 난민 구조선을 받아들이면 이주민을 나눠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분배 비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NGO 난민 구조선이 지중해를 수시로 오가며 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로 불법 이주민을 실어나르는 '셔틀버스' 역할을 한다며 이들 구조선 입항을 거부하고 있다. 다만, 멜로니 총리는 프랑스 상선과 자국 해안경비대가 구조한 이주민은 수용하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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