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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흔들려도 '제로 코로나' 고집…속내는 '의료붕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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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봉쇄 해버리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시민들의 일상과 산업을 마비시키면서 시위가 일어나고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 3기 집권을 달성하면 방역 정책이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으나, 오히려 지방 정부가 더 강한 통제를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CNN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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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로이터=뉴스1) 한병찬 기자 = 2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과 경비원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폐쇄된 주거 단지에 서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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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000명가량 발생하고 있다. 중국 방역당국은 확진자 발생 지역을 봉쇄하고, 지역 주민들에 대한 코로나19 전수 검사, 여행 제한과 공장 폐쇄 등 혹독한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서쪽 시닝시에서는 일부 지역이 봉쇄되면서 시민들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티벳 지역의 수도 라싸에서도 70일 이상 집에 머물라는 당국 명령이 내려지자 성난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 중국 허난성 장저우시에서는 폭스콘 공장이 폐쇄돼 안에 갇혀 격리됐던 노동자들이 감염을 우려해 탈출했다. 상하이에서는 디즈니랜드 내 감염이 발생하자 관람객들을 가둬두고 전수 검사를 하면서 논란이 됐다.


시진핑 집권 3기…되레 강화되는 통제

중국인들의 당국을 향한 분노는 쌓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허베이성 바오딩시에서는 아들의 분유를 사지 못한 아버지가 분노해 칼을 들고 코로나 검문소를 통과하는 일이 있었다. 현지 경찰은 그에게 100위안(2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분유 문제가 적절히 해결됐다"고 해명해 소셜미디어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공산당 당대회가 끝나면 방역이 완화할 거란 기대와 달리 계속 강한 통제가 이뤄지는 것이다. 얀정 후앙 뉴욕외교위원회 글로벌 보건 선임연구원은 CNN에 "20차 당대회는 코로나 제로를 벗어나기 위한 어떤 계획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접근 방식을 고수하는 것의 중요성만 강조했다"면서 "오히려 지방 정부가 더 엄격한 통제를 하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보건당국은 현재 방침을 바꾸면 감염과 사망이 크게 증가해 중국의 취약한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정부는 서방의 mRNA 방식 백신이 아닌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낮은 국내에서 만든 자체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진동옌 홍콩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전수 검사나 접촉자 추적, 검역 및 봉쇄에 막대한 시간과 자원을 소비하는 대신 효과적인 백신과 항바이러스 요법을 도입해야 한다"며 "코로나19처럼 사망률이 낮고 전염성 높은 전염병에 대해 폐쇄와 봉쇄를 취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전 세계가 이 방식을 포기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중에 이식된 지나친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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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AP/뉴시스]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이 영업을 마친 신문 가판대 앞을 지나고 있다.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세계 주요 금융회사들이 내년도 중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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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제로 정책을 벗어 던지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중국 정부가 사회에 심어놓은 지나친 공포다. 가혹한 통제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장해 대중에 심었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중국 당국은 코로나19의 심각성과 사망률을 과장하면서 악마화했다"며 "이 때문에 사람들은 바이러스를 극도로 무서워하고, 감염자들에 심한 차별과 낙인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정저우시 폭스콘 공장을 탈출한 이유 중 하나도 이런 두려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정저우시 보건위원회는 노동자들이 대거 탈출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그렇게 끔찍하지 않으며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위챗에 공지하기도 했다.

후앙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어느 시점에 '제로 정책'을 벗어나기로 결정한다고 해도 바이러스에 대한 대중의 오해를 바로 잡는 과정에서 문제가 복잡할 수 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과장된 두려움을 경감시키려 해도 그때는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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