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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에 수천만원 줬다"…'윤중천 면담 보고서' 진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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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에 수천만원 줬다"…'윤중천 면담 보고서' 진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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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원 검사 허위면담보고서 혐의 재판
윤중천 "용돈 줬다고 했을 뿐"
동석한 검사 "수천만원 줬다고 분명 말해"


2013년 7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당시 윤중천(가운데) 씨. /이새롬 기자

2013년 7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당시 윤중천(가운데) 씨.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이규원 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가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 대한 허위 면담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혐의를 놓고 사건 관계자들이 정반대의 증언을 하고 있다.

윤 씨는 면담 보고서 내용과 달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수천만 원을 줬다'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반면 이 검사와 함께 윤 씨를 면담한 동료 검사는 "윤 씨가 수천만 원 정도를 줬다고 반말로 이야기했다"라고 기억했다.

◆"윤중천, 김학의에 수천만 원 줬다고 반말로 얘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28일 자격모용 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검사 등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2018년 12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 검사와 함께 윤 씨를 면담한 검사 A 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A 검사는 당시 면담 상황에 대해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검사가 윤 씨를 '회장님'이라고 호칭하라고 해서 최대한 예우해주며 편하게 해주려고 했다"며 "저와 이OO 계장(수사관)만 메모를 했다"라고 기억했다.

면담 내용에 대해서도 A 검사는 "수사 의뢰 과정에서 이 검사와 논쟁해 (윤 씨의) 진술이 기억에 남는다"며 "이 검사가 (윤 씨에게) 김 전 차관을 만날 때 돈을 준 적 있냐 물어봤고 윤 씨는 '골프장 갈 때나 한 번씩 만날 때마다 몇백 줬다'라고 답했다. 그동안 준 게 얼마나 되냐고 물으니 '수천만 원 되겠지'라며 반말로 얘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윤 씨는 이듬해 1월 28일 면담에서 녹취하겠다는 고지를 듣자 김 전 차관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을 번복했다고 한다.

◆"돈 준 적 없고 그런 말 안 했다" 윤중천 증언 진실은

윤 씨는 지난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김 전 차관에게 돈을) 준 적도 없고 준 적이 없는데 그런 말을 할리가 있겠느냐"라고 반문하며 면담 보고서 내용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돈을 줬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말했다면 용돈 정도 준 적 있다는 말을 했을 것 같다. 그런데 수천만 원을 줬다는 건 아니다"라며 "설사 줬다고 해도 그런 말을 하겠느냐. 그런 걸 준 적도 없고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다"라고 답했다.


윤 씨의 증언은 피고인 반대신문 과정에서 모호해졌다. 이 검사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본부장 측 변호인은 "(김 전 차관과) 골프 칠 때마다 200만~300만 원의 게임비를 줬다고 진술한 적 있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윤 씨는 "(진술에) 사실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수사기록을 보라" 등의 모호한 답변을 피했다. 김 전 차관에게 '용돈'을 몇 번 줬냐는 재판부 물음에는 "특별히 기억나는 건 두 번이다. 진급했을 때 500만 원 주고 나머지는 몇십만 원 정도 줬다"라고 답했다. 승진 외 어떤 경우에 돈을 줬냐는 이어진 물음에는 "골프 칠 때 백만 원대 정도 (줬다)"고 했다.

윤 씨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 혐의로 징역 5년 6개월을 확정받은 기결수다. 윤 씨의 공소장에는 김 전 차관에게 다섯 회에 걸쳐 1500만 원을 준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이 검사 측 변호인이 "기소된 금품 액수가 (면담 보고서 내용대로) 수천만 원에 부합하는 건 순전히 우연이냐"라고 지적했으나 '증인에게 물어볼 사안이 아니다'라는 검찰의 제지로 윤 씨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규원 검사가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5차 공판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규원 검사가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5차 공판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검사 압박에 울먹인 검사…"이규원에 불리한 진술하라고 압박"

이날 공판의 증인인 A 검사는 지난해 이 검사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A 검사는 "(윤 씨의 면담 보고서를) 본인이 작성한 거면 본인이 책임지겠냐며 (이 검사의) 공범이라고 심하게 압박했다"며 "책임지겠냐고 언성을 높여 묻고 밖에서는 검사들이 왔다 갔다 하더라. 저도 검사생활을 꽤 했는데 그건 중요한 일이 있을 때 검사들이 하는 행동"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검사는 지난해 10월 마지막 조사에서 "A 검사가 조사를 받으며 불입건 조건으로 저에 대한 불리한 진술을 하라고 압박 받았다는 이야기를 복수 경로로 들었다"라고 진술했다. 이 진술을 들은 A 검사는 "마음이 너무 힘들다"라고 울먹이며 휴정을 요청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복귀한 A 검사는 이 검사의 진술이 사실이냐는 재판부 물음에 "그런 취지의 압박이 있었다"라고 답했다.

A 검사는 또 "당시 두 재판부를 담당하는 공판 검사였는데,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조사를 위해) 부르기에 힘들어서 더 이상 못 나가겠다고 했더니 제 변호인에게 '입건하면 나오겠냐'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 모욕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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