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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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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이야, 야당 저격수야’···한동훈, 오늘은 “5·18에 룸살롱서 쌍욕하신 분이 술자리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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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정부과천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교정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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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연일 야당을 향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4일 국정감사장에서 “공직을 다 걸겠다”며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의원님은 무엇을 걸 것이냐”고 쏘아붙인 데 이어 하루도 빠짐 없이 민주당을 겨냥해 독설에 가까운 신랄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한 선거판이나 ‘도박’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나 들어볼 법한 말들이 여야 소속 정치인이 아닌 국무위원의 입에서 거침 없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 장관은 28일 “더불어민주당이 저질 가짜뉴스에 ‘올인’하듯이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이성을 찾으라”고 28일 말했다. 국감장에서 ‘술자리 의혹’으로 설전을 벌인 지 닷새째인 이날은 김 의원뿐 아니라 야당의 다른 정치인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까지 공격의 대상이 됐다.

한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77주년 교정의날 기념식 직전 기자들과 만나 “저질 가짜뉴스에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여러 방식으로 가담하고 있다는 보도를 봤다”며 “우상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저질 가짜뉴스, 술자리에 대해 언급한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분이야말로 5·18에 (광주) NHK 룸살롱에서 여성에게 쌍욕한 것으로 알려진 분 아니냐”며 “본인이 그러니까 남들도 다 그런 줄 아시는 것 같다”고 했다. 22년 전 사건을 끄집어 내 자신을 향한 야당의 공격에 역공을 가한 것이다. 우 의원은 이날 아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장관은 굉장히 오만하고 무례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한다는 제보가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

한 장관은 “무엇보다 황당한 부분은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이 청와대 대변인을 했다는 것”이라며 “그 당시 청와대에서는 이래도 되는 분위기였는지 묻고 싶다. 이성을 찾으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전선을 전 정권까지 확대해 적대감을 내비친 ‘정치적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 종합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지난 7월19~20일 청담동 고급 바에서 김앤장 변호사 약 30명과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탐사보도 매체를 표방하는 ‘더탐사’가 당일 저녁 방송할 내용을 바탕으로 한 질의였다.

여당 내에서 ‘총선 차출설’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로 정치적 행보가 주목받고 있는 한 장관은 최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자극적인 발언을 매일같이 내놓고 있다. 한 장관은 지난 24일 국정감사장에서 김 의원과 설전을 벌인 데 이어 지난 25일 대통령 시정연설 참석 차 국회를 찾았을 때 “거짓말로 해코지해도 되는 면허증이라도 가진 것처럼 (김 의원이) 행동한다”며 법적 조치를 경고했다. 법무부 출입기자단에 별도의 입장도 냈다. 26일엔 법무부의 촉법소년 연령 하향 추진 등과 관련한 브리핑 질의응답 시간을 빌려 “정치에도 금도가 있다. 새벽 3시에 장관이 대통령·로펌 변호사와 노래 불렀다면 직을 거는 게 맞다”고 했다. 전날에는 ‘개인 자격’의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국민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각인시키는 데 적극 가담했다”며 당 차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의혹의 신빙성과는 별론으로 이처럼 날선 단어를 써가며 연일 야당과 각을 세우는 한 장관의 행보가 피로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한 장관의 최근 수위 높은 발언들을 두고 ‘장관 개인이 부각되는 게 법무부나 정부로서 달갑지는 않을 것’, ‘장관 언행을 보면 이미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들이 나온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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