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교향악단이 한국 영화음악 연주회 선보여…공연장 850석 표 매진
현지 관객들 "몰랐던 한국 작품 더 보고싶어"…생소한 대금 연주에 "와우"
공연 시작 전 착석하는 관객들 |
(겐트[벨기에]=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스퀴드 게임' 노래다!"
20일(현지시간) 벨기에 겐트 시내에 있는 드빌로크 공연장.
드럼 소리와 함께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오자 주변 관객들이 서로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앉은 자리에서 박자에 맞춰 어깨를 들썩거리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메인 테마곡인 '웨이 백 덴'(Way Back Then) 가락에 관객들이 '자동 반응'한 것이다.
올해로 49회째를 맞은 겐트국제영화제를 맞아 열린 '한국 영화음악 연주회'는 유럽에서 오징어 게임을 필두로 한 한국 문화 콘텐츠 인기를 새삼 실감케 했다.
벨기에 겐트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한국 영화음악 공연' |
겐트영화제 자체가 대부분 현지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제인데다, 다른 영화제와 달리 이름이 알려진 배우가 출연하지도 않는, 100% 음악만을 주제로 한 공연임에도 총 850석이 거의 매진되는 기록도 세웠다.
연주를 맡은 현지 명문 심포니 오케스트라 '브뤼셀 필하모닉'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 '기생충', '괴물'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올드보이' 등 해외에서도 명성을 얻은 작품 삽입곡들을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공연 내내 무대 뒤편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연주되는 곡에 맞춰 각 작품의 주요 장면이 오버랩되며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임권택 감독의 1993년 작품 '서편제'에서 주인공의 한 맺힌 판소리 장면이 상영되자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집중했다.
영화 서편제 OST 연주하는 대금연주자 김혜림 |
공연이 끝난 뒤 만난 20대 섀넌 반덴보르 씨는 "오징어게임을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드라마 장면에 맞춰 연주가 더해지니 더 실감이 났고 감동적이기까지 했다"며 "오늘 처음 본 작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한국 작품이나 드라마를 더 찾아보게 될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브뤼셀 필하모닉 연주자인 아들을 응원하러 아내와 공연장을 찾았다는 요한 하이만스 씨는 "솔직히 말하면 한국 작품을 본 적이 없는데 오늘 공연을 보고 내가 알던 작품들과 느낌이 다르고, 오늘 공연을 계기로 한국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겐트국제영화제가 기획한 이번 공연을 지원한 김재환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장은 "한국 영화는 이제 모두가 즐기는 보편적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며 "현지 영화제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 한국 영화의 지속적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 OST 연주하는 이병우 음악감독. |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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