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결정 내릴수도"…전면 철수 가능성
美 알래스카 상공 도발…"방공식별구역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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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부대를 총괄 통솔하는 세르게이 수로비킨 합동군 총사령관이 점령지 중 핵심요충지인 헤르손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전면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을 수복하면 전황을 뒤집기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폭격기가 알래스카 상공 인근에 접근하는 등 핵도발 위협 우려도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수로비킨 사령관은 이날 현지배체인 로시야24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헤르손 상황은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며 "러시아군은 앞으로도 적시에 신중하게 행동하며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헤르손에서 추가 계획은 앞으로 전개될 군사상황에 달려있다"며 "빠른 속도를 추구하는 대신 병사를 아끼고 적을 막으면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로비킨 사령관이 밝힌 '어려운 결정'이란 표현은 헤르손 지역에서의 전면 철수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러시아군이 헤르손 전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밀리면서 방어가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헤르손주의 주도인 헤르손시는 보급로가 차단된 상황이며, 헤르손시 서부지역은 대부분 우크라이나군이 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에서는 현재 전황이 지속되면 러시아군을 내년 여름까지 국경밖으로 내몰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킬리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손실은 불가피하며 연말까지 우리는 상당한 지전을 이룰 수 있다. 헤르손도 이 승리에 포함되길 희망한다"며 "내년 여름쯤이면 우크라이나 국경은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로 돌아갈 것"이라 강조했다. 현재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지역은 물론 크림반도도 모두 수복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보인 것이다.
러시아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핵도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전략폭격기인 투폴레프(TU)-95MS 2대가 태평양, 베링해, 오호츠크해 상에서 12시간 비행했다고 밝혔다. 이들 폭격기는 비행 도중 미국 알래스카의 방공식별구역(ADIZ)에도 접근해 미국이 F-16 전투기 2대를 출격시켜 저지하기도 했다.
해당 폭격기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폭격기다. 이번 출격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에 핵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기 위한 도발행위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어려움이 커진 러시아 정부가 휴전협상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CNN에 따르면 캐런 돈프리드 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차관보는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최근 몇주간 푸틴을 포함해 여러 러시아 당국자들이 협상에 관심이 있을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다만 러시아는 말보다 행동으로 선의로 마주앉아 협상에 임할 준비가 됐음을 보여줘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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